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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세계 대공황(진 스마일리 지음/지상사)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8 16:33

수정 2014.11.05 11:46



■세계 대공황(진 스마일리 지음/지상사)

지난 1924년에서 1927년까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주가를 부양시킬 목적으로 낮은 금리정책을 유지했다. 이후 법인의 예상이익은 증가했고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주식에 투자했다. 투기성 투자자들은 현금은 조금만 투자하고 매수가의 70∼80% 이상을 빌렸으며, 그 돈으로 주식을 사서 주가가 오르기를 기다렸다가 팔았다. 이렇게 해서 남는 차익금으로 이자와 함께 빌린 돈을 갚는 식으로 소액의 현금을 투자하고도 상당한 수익을 냈다.

1930년대 세계 대공항이 일어나기 전의 상황으로, 요즘의 상황과 너무나 유사하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미국의 금융위기는 세계 4위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세계 1위 증권사인 메릴린치의 매각, 세계 최대 보험회사인 AIG에 대한 구제금융, 그리고 미국 의회의 구제금융 법안 통과 등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몇몇 기업에 대한 구제책으로 끝날 위기가 아니라 현재의 위기가 주식시장의 몰락과 은행의 파산으로 시작된 1930년대의 세계 대공황과 같은 상황으로 악화될지도 모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진 스마일리의 저서 ‘세계 대공황’(지상사)은 부제 ‘80년 전에도 이렇게 시작됐다’가 암시하듯 현재의 금융위기가 세계 대공황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전하고 있다. 물론 세계 각국의 경제정책의 변화와 발전으로 1930년대와 같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그렇지만 글로벌경영의 확산으로 각국의 경제는 서로를 더욱 의지하게 되었고, 한 국가의 사태가 다른 국가들에게 미치는 영향력 또한 더욱 커지게 되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확실한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다.

이번 책은 그동안 출간된 세계 대공황 관련 책들과는 시각을 달리한다. 이전의 연구들이 세계 대공황은 시장경제의 불안정성과 정부의 시장개입 필요성을 증명하고 있는데 반해 이 책은 수많은 연구 자료들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대공황이 정부의 시장개입으로 인해 더욱 혹독하게 지속되었음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 스마일리는 “1930년대에 실패한 것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경제활동을 지휘하려는 욕심이 지나쳤던 정부 때문이었다.
특히 금본위제를 통해 국제 금융시장을 막으려는 시도는 불황을 일으켰으며 임금률 고정과 농산물 가격 지원을 통해 불황기를 극복하려던 정부의 노력과 연방준비제도의 부적절한 화폐정책이 미국의 경제불황을 더 연장시키고 심각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역사의 교훈을 통해 올바른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일은 이제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경제정책 입안자들은 세계적인 경제안정과 성장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시점이다.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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