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신성장동력 성공하려면/이성옥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원장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8 17:05

수정 2014.11.05 11:46

지난달 22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개최된 신성장동력 보고대회를 통해 우리나라의 5∼10년 후 미래 먹거리인 신성장동력 6대 분야 22개 과제가 발표됐다.

이번 6대 분야 22개 과제 선정에는 산학연 전문가 360명이 참여했으며 수요 조사 및 대국민 아이디어 공모 등 시장요구를 폭넓게 반영했다. 또 공개토론회, 업종별 단체와 간담회 등 수차례에 걸친 의견 수렴 및 적정성 검토 등을 통해 최종 선정됐다.

정부와 민간은 향후 5년간 22개 분야에 총 99조4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으며 신성장동력 육성을 통해 부가가치 생산액이 10년 후 576조원으로 증가하고 수출액은 7954억달러로 늘어나며 향후 10년간 226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 이러한 수치는 지나친 장밋빛 전망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과거에도 10년 앞을 내다보고 육성할 차세대 성장동력을 발표해 향후 고용 창출 및 부가가치 생산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나 정부 주도 및 연구개발 지원 위주로 산업화로 연결시키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신성장동력은 과거 차세대 성장동력과 차별화된 점이 분명히 있어 전망을 단순히 기대치로 볼 수는 없다.

우선 과거 차세대 성장동력이 공급자와 연구개발(R&D) 위주의 지원 계획이었다면 신성장동력은 수요자의 관점에서 민간기업이 개별적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핵심 원천기술 개발과 사업화 촉진을 위한 규제완화·수요창출에 집중했다.

또한 차세대 성장동력이 정부 주도로 이루어졌다면 신성장동력 발굴 작업은 민간 중심으로 추진되었으며 법과 제도의 개선, 인력 양성 등의 환경조성, 그리고 세계적인 에너지 문제에 대비한 에너지·환경 분야 추가 등이 차별화되었다.

물론 신성장동력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선 선결과제들이 있다.

우선 2013년까지 신성장동력에 투입되는 100조원에 가까운 투자금액 가운데 92%가 민간 투자로 제시된 만큼 민간 투자를 이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2006년 국정감사 조사 결과 차세대 성장동력의 정부 투자대비 민간 투자 비율이 2004∼2006년 중 47.6%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할 때 이번에 제시된 신성장동력의 민간 투자 금액은 정부 투자 대비 12.5배로 어마어마한 액수다.

이러한 민간 투자는 정부가 억지로 떠밀어서 되는 게 아니라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이루어질 수 있다. 또 이러한 기업의 투자 의욕 고취를 위한 환경조성의 핵심은 신성장동력 관련 사업의 초기시장 창출을 위한 제도 개선, 규제 개혁에 있을 것이다.

그간 우리는 원격의료가 불가능한 의료법, 신재생에너지 및 친환경자동차 활성화를 위한 제도 부재 등 관련 기술을 가지고 있으나 규제나 제도에 막혀 산업으로 활성화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예를 많이 봐 왔다.

신성장동력이 이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고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그간의 예를 반면교사 삼아 정부는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들을 과감히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난 5년간 우리나라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4.3%대로 세계 평균인 4.9%를 밑도는 등 성장 둔화가 계속되고 있고 저성장과 더불어 소비와 투자부진, 청년실업의 고착화, 고령화 사회의 진전 등 경제 회생에 있어 여러 난관에 봉착해 있다. 여기에 더불어 미국발 금융위기는 세계 경제까지 둔화시키며 경기 침체를 유발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도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새로운 산업이 출현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미리 계획하지 않고 준비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우리나라 산업은 물론 경제 위상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이번에 발표된 신성장동력은 이러한 절실한 상황과 맞물려 도출되었으며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아무쪼록 신성장동력의 성공적 추진을 통해 현 경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설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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