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조용한 리더십’ 거대여당 순항 이끌어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8 17:25

수정 2014.11.05 11:46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10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새로 탄생한 이명박 정부와 국정운영의 한 축을 담당하는 집권여당의 선장으로서 100일을 쉼 없이 달려왔지만 말 그대로 ‘산 넘어 산’일 만큼 고비가 많았다.

하지만 역경때마다 박희태식 ‘조용한 리더십’이 진가를 발휘했고 풍부한 경륜과 세련된 노련미, 격의없는 친화력 등 그만의 노하우는 결국 마무리단계에서 빛을 내곤 했다.

당장 취임하자마자 ‘DNA 논란’을 일으키며 당내 화합적 결합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친박인사 복당문제’를 무리없이 해결했다.

당 일각에서 정치적 명분과 지분 등을 앞세워 비판적 태도를 취했지만 “결국은 한뿌리”라는 그의 일성으로 선별적 복당 허용쪽으로 결론이 났다.

각종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을 놓고 당·청간 엇박자 논란이 수차례 재연될 때도 결코 부화뇌동하지 않았고 오히려 측근들과 소속 의원들에게 “동요하지 말고 의연하게 함께 대처하자”면서 다독였다.


정몽준 최고위원이 한때 고위당정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이 배제된 데에 반발하면서 시한부 보이콧을 할 때도 정 최고위원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직접 설득하고 대안 마련을 약속하기도 했다.

당 대표 경선과정에서 그를 괴롭혔던 고령·원외인사의 한계라는 지적을 오히려 당내 화합과 결속을 도모하는 세련된 노련미로 치환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비교적 전문가 그룹이 다수 포진한 초선 의원들에 대한 당내 소통 구조도 스스로 마련했다.

CEO 출신 등 각자 영역에서 독자적인 이름값을 구축하고 있는 ‘내로라하는’ 주요 인사들이 비례대표를 포함해 초선 그룹에 상당수 진출하면서 이들 전문가 그룹과의 당내 소통 창구가 부족한 현실을 감안, 초선 특보단을 만들고 초선 친목그룹과 의사소통도 왕왕 하고 있을 만큼 귀를 열어놓고 있다.

특히 당청 엇박자로 리더십 위기설이 터져나올 때는 동요없이 하나하나씩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발품을 팔면서 당과 정부간 가교역할에 충실, 조용하게 위기설을 잠재웠다.

정점은 추경예산안 처리 무산 때로 홍준표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론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때도 당내 의원들과 그룹별 접촉을 통해 수차례 설득시켜 ‘선 추경처리-후 거취 논의‘로 정리하는 노련함도 보여줬다.

“출항한 지 얼만 안돼 선장이 내리면 안된다”면서 홍 원내대표에게 무한한 신뢰감을 표시, ‘홍준표 구하기’에 앞장선 것.

지난달 중순 당청 회동에선 이명박 대통령이 “박 대표가 원내외의 중심”이라며 신뢰감을 표시할 만큼 당내 입지가 공고해졌다.


최근 종합부동산세 당론 확정과정에서도 두 차례의 정책의총과 한 차례의 정책토론회외에 직접 당·정·청간 릴레이 회동을 통해 의견을 조율한 끝에 ‘선 정부안 수용-후 국회 심의’라는 중재안을 마련했다.

홍 원내대표가 저돌적인 추진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구현하는 스타일이라면 박 대표는 드러나지 않는, 조용하고 강한 ‘외유내강형 리더십’이라는 측면에서 상호보완적 구조라는 시각도 있다.


한 초선 의원은 “박 대표의 정치력을 보면서 정치는 경륜이라는 점을 깨달았다”면서 “화합과 결속의 리더십은 박 대표 특유의 전유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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