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증시 ‘과거 회귀’..바닥이 안보여

이창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8 18:38

수정 2014.11.05 11:45



미국 금융위기 확산에 따른 환율 급등으로 국내 증시가 폭락했다. 주식시장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회귀한 모습이다.

코스피지수가 13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6년 8월 14일 이후 2년2개월 만이며 코스닥지수도 2004년 12월 28일 이후 최저치인 371.47까지 떨어졌다.

미국 구제금융법안 통과 등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나오면 증시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시장은 오히려 반대로 움직였다.

8일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시장 급락 배경으로 미국의 금융불안이 전 세계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와 국내 자금시장 경색 등을 꼽았다. 1400원대까지 근접한 원·달러 환율은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 확산되면서 ‘묻지마 투매’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이 당장 바닥을 찾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SK증권 김준기 투자전략팀장은 “은행 간에 자금이 돌지 못해 시중에도 자금이 풀리지 않고 있다”며 “미국 내에서도 달러가 부족하고 국내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폭등함에 따라 기업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급 불균형도 국내 증시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외자산 매각과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외국인의 ‘팔자’ 행렬은 연일 계속되고 있고 기관마저 펀드 환매에 대비한 투매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특히 투신권은 지난 7일을 제외하고 9거래일 연속 하루 평균 1000억원의 순매도에 나서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연일 주식시장에서 매도물량을 쏟아내는 것도 버거운데 투신마저 이러한 매도세에 동참해 수급 측면에서만 놓고 볼 때 국내 증시 불안이 진정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미국의 신용경색 문제가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있는 점 또한 위기의식을 키우고 있다.

교보증권 주상철 투자전략팀장은 “모기지 부실로 은행들의 자금경색 심화가 결국 기업에도 영향을 미쳐 기업들이 자금을 차입하기가 어려워졌다”며 “기업들은 부채를 줄이기 위해 기업 인수 및 투자활동을 중단하고 부실부문 정리와 고용을 축소하면서 신용판매를 거의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 같은 영향으로 소비가 줄고 실업이 크게 증가하면서 실물경제가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환율 급등 역시 불안한 투자심리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대신증권 성진경 투자전략팀장은 “환율 급등의 원인은 외부적인 요인으로 신용경색 문제가 완화돼야 해결될 것”이라며 “글로벌 공조 체제가 구체화된다면 환율도 어느 정도 안정될 전망이지만 그 시점은 지금으로선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환율에 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라며 “환율이 안정돼야 증시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ch21@fnnews.com 이창환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