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

건설업계 ‘3중고’ 탈출구가 없다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8 18:40

수정 2014.11.05 11:45



건설사들이 미분양 급증, 신규 사업자금 대출 중단, 회사채 만기 등 ‘3중고’를 겪으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현재의 건설사 사정에 대해 업계 내부에서는 ‘현재도, 미래도 없다’는자조 섞인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한 중소 건설사들은 장래 ‘먹을거리’인 알짜 사업부지 등을 내다 파는 등 사업 구조조정에 이어 조직 축소 및 인력 구조조정까지 벌이고 있지만 수백억원씩 돌아오는 만기 회사채를 막기엔 속수무책이다.

이 때문에 올해 말과 내년 초 사이에는 본격적인 인원 감축 등 인력 구조조정에 이어 연쇄부도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관련기사 22면

7일 건설업계와 신용정보업체 등에 따르면 올해 4·4분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건설업체의 회사채는 1조1735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금융권에서 회사채 만기 연장 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자금난이 극심한 중견 건설사들의 연쇄부도가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견 건설사 A사 관계자는 “주택시장 호황기에는 금융권이 자금대출을 후하게 해주더니 위기에 몰리자 만기일에서 하루도 여유를 주지 않고 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면서 “올해는 사업부지를 팔아치워 부도를 면했지만 먹을거리가 없어 직원들이 길거리에 나앉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가구 수는 지난 7월 말 현재 16만여가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민간업계는 지자체에 신고하지 않은 물량을 합치면 30만가구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자 벌써부터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중견 건설업체 B사는 이틀 전 업무가 줄어든 한 개 부서 전원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고 대형 건설사 B사는 연말께 대대적인 인원 감축을 진행할 계획이다.
C사 관계자는 “대규모 미분양이 적체된데다 아직도 돈 나갈 곳이 많아 올해 연말 인사 때 임원 140명을 줄이기로 했으며 본부장 자리도 8자리에서 5자리로 줄인다는 얘기가 있다”면서 “다들 쉬쉬하고 있지만 다른 업체들도 구조조정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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