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상장은 커녕 공공기관 될판
증권선물거래소 상장(IPO)이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거래소 공공기관 지정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하며 거래소 상장을 통해 논란을 해소할 수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 측은 상장이 선진거래소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며 거래소 간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거래소 상장이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독점이 법적으로 보장돼 있어 법 개정 없이 상장할 경우 독점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어 독점규정을 해소하고 잠재적 경쟁체제를 만든 후 상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표류하는 거래소 상장
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 상장계획은 세계적 추세에 따라 정부가 이미 2003년 8월 '증권선물시장 선진화방안'을 발표했고 지난해 10월 상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공익기능의 배분 문제, 거래소 수수료 결정 문제 등과 관련해 정부와 거래소의 이견으로 상장이 무산됐다. 이후 정부는 증권선물거래소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상장을 재추진했지만 지난 2월 임시국회에 상정됐다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며 자동 폐기됐다.
최근 감사원은 거래소가 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감독 및 견제장치가 미흡해 공공기관으로 지정·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기획재정부에 정식 권고했다.
매년 1월 공공기관 지정과 관련한 전체 구성을 새로 하는 만큼 내년 1월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거래소 측은 이에 대해 공공기관 지정은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부실 공공기관 민영화 등 공기업 선진화방안과도 앞뒤가 맞지 않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독점규정 개정 후 상장돼야"
전문가들은 전 세계 증권거래소의 65%가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이미 상장된 상황에서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은 시대에 역행하는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연구원 김준석 연구위원은 "세계의 주요 거래소는 자본조달 기회의 확보, 경영효율성 및 지배구조의 개선, 거래소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 그리고 인수합병을 통한 거래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주식회사화와 상장을 선택하고 있다"며 "아시아 지역 내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거래소 상장이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 상장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독점 규정이다.
증권선물거래소법 15조 2항에 따르면 채권을 포함한 일반적 거래시스템이 법령에서 허가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자간 경쟁 매매서비스 제공을 금지한다고 규정돼 있다.
거래수수료 문제 등 거래소 상장을 둘러싼 논란이 결국 독점 규정 때문에 발생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거래소 독점하에서는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거래소 진입 규정을 낮추고 퇴출 기준을 완화하는 등 상장기업 수를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되고 결국 진입장벽이 낮아져 질이 저하될 수밖에 없고 수수료를 높여 거래비용을 전가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며 "독점 규정이 해소돼 경쟁체제에 들어가면 우량기업 유치와 거래비용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례로 현재 거래소가 채권 장내거래시스템을 독점하고 있지만 거래량의 90%가량이 장외거래로 이뤄지고 있다. 독점 규정이 해소되면 채권 장외거래시스템의 정규화된 시장이 만들어지고 채권 거래에 대한 일종의 거래소가 만들어져 경쟁체제가 형성돼 서비스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상장을 위해서는 거래소 측도 복수의 거래소 체제로 가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며 "물론 미래 경쟁상황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는 거래소가 감내해야 하며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이 이슈만 된다면 언제든지 추진할 수 있다. 상장을 위한 준비는 이미 완료돼 있어 오랜 시간이 필요한 문제는 아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이창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