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美 ‘1%대’ 초저금리 시대 오나

유정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8 21:02

수정 2014.11.05 11:44



【뉴욕=정지원특파원】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벤 버냉키 의장이 7일(현지시간) 금리 인하를 강력히 시사하고 나섰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전미실물경제협회(NABE)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미국의 경제성장 전망이 더 나빠졌고 경기하강 위험 또한 커졌다”고 지적하며 “이와 같은 상황에서 지금의 통화정책이 적절한지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미국의 경기 부진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금리 인하를 적극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의 이 같은 언급으로 오는 28일과 29일 이틀간 열릴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전에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버냉키 의장은 현재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들의 금융시스템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그러나 미 정부의 구제금융안 등 각종 조치들로 인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버냉키 의장은 그동안 국제유가와 곡물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금리인상도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최근 금융위기로 인해 경기가 악화되자 통화정책의 역점을 경기부양으로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지도 이날 FRB가 회의 이전에라도 현재 연 2.0%에 달하는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이날 전했다.

로이터통신 또한 “오는 28일로 예정된 FOMC 회의에서 FRB가 기준금리를 최대 0.75%포인트 인하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미국의 금리가 1% 시대에 이어 ‘0%’ 금리시대가 도래할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FRB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신용경색 위기가 본격화됐던 지난해 9월부터 지난 4월까지 7차례에 걸쳐 금리를 3.25%포인트 인하했다.

그러나 FRB가 추가 금리인하 조치를 단행한다 하더라도 과연 얼마 만큼 효과가 있을지 부정적인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금리 수준이 2%밖에 안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얼마 되지 않는데다 시장이 워낙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금리를 낮추더라도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일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되는 것이다.
또한 주택시장의 거품 붕괴와 지속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 현상도 경제회복에 걸림돌이다.

경제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가 경제 회생을 위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경우 미국 경제는 일본식 장기불황의 전조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에드워드 라지어 백악관 경제보좌관 등 고위 관리들도 이날 금융위기의 심각성을 인정하는 발언을 쏟아내 금리 정책의 변화를 예고하는 전망이 증가하고 있다.

/jjung72@fnnews.com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