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 침체 등에 따른 경영난으로 한국토지공사로부터 공동주택용지를 분양받은 건설사들이 토공에 토지 대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한 연체대금이 최근 1년 새 20배 정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6개월에서 1년 미만 연체대금은 전년 대비 무려 550배 늘어 건설사들의 자금사정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8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정희수 의원(한나라당)이 토지공사로부터 받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현재 토공에 공동주택 용지 대금을 납부하지 못한 민간 건설사의 연체 금액(이자 포함)은 모두 70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연체금(340억원)에 비해 20.8배나 늘었다.
특히 최근 1년간 연체된 토지대금은 6911억원으로 1년 전의 연체대금(277억원)에 비해 24.9배로 불어났다. 이는 전체 연체대금(7068억원)의 98%를 차지한다.
기간별로는 지난해 8월 273억원에 그쳤던 6개월 미만 연체대금은 최근 1년 새 4712억원으로 17.3배 늘었고 6개월∼1년 미만 연체대금은 종전 4억원에서 2200억원으로 550배나 급증했다.
업체별로 J건설이 906억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W건설 561억원, K건설 446억원 등의 순이다.
더불어 토공의 공동주택 용지 공급도 급감하고 있다. 토공이 민간 건설사에 분양한 공동주택 용지는 2006년 204만㎡에서 2007년 830만㎡로 급증했으나 올 들어 8월까지는 115만㎡로 급감했다.
용지 공급금액도 2006년 3조5091억원에서 2007년 14조5238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나다 올해 들어서는 2조4718억원으로 감소했다. 역시 경기침체로 공동주택용지 분양을 건설사들이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희수 의원은 “이처럼 공동주택용지의 대금 연체가 늘고 공급이 줄고 있는 것은 부동산 거품이 빠지고 미분양 증가와 금리 및 자재값 상승 등으로 건설사들의 경영난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victoria@fnnews.com 이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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