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와타나베 부인’ 환테크 따라해볼까

강두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8 22:20

수정 2014.11.05 11:43



최근 환율 급변동으로 외환시장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외화 거래로 차익을 남기는 ‘FX(Foreign Exchange) 마진거래’가 개인투자가들 사이에서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단기간에 과열되면서 적잖은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FX마진 거래시장 급성장

FX마진거래는 거래 증거금을 선물회사에 예치하고 달러, 엔화 등 전 세계 주요 통화를 매매해 환차익은 물론 이자율 차익까지 얻는 차익거래의 일종이다. FX 거래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24시간 온라인 거래가 가능하고 주식 거래처럼 손쉽다는 점이다. 여기에 주식과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대체 투자수단으로 FX 마진거래가 조명을 받고 있다. 특히 파생상품거래 특성상 지금처럼 환율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는 이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늘고 따라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주부나 학생, 직장인들의 시장 참여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관련 투자 설명회 개최도 잇따르면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실제 FX 마진거래의 거래량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8일 한국선물협회에 따르면 FX 마진거래의 월별 규모는 지난 2006년 8월 9억1300만달러에서 2007년 8월 135억6000만달러, 2008년 8월 632억달러로 2년 사이에 70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미 일본에서는 FX 마진거래가 도쿄 외환거래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된 상태다. 특히 저금리 엔화로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는 일본 주부를 칭하는 ‘와타나베 부인’이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로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단기 과열 따른 부작용도 우려

하지만 일각에서는 FX 마진거래 시장의 단기 급성장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주식시장보다 높은 투자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는 점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일확천금만을 노리며 뛰어드는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주식시장의 레버리지는 자기자금의 3배 수준이지만 FX 마진시장은 FX는 50배까지 가능하다. 기본증거금이 2000달러만 있으면 10만달러(1계약 기준) 규모의 주문을 낼 수 있는 것이다. 레버리지 효과가 큰만큼 적은 비용으로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반면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글로벌 경제상황이 얽혀 작용하는 환율시장의 방향성을 제대로 예측하기란 전문가들도 힘든 부분이어서 개인투자자들이 준비 없이 섣불리 뛰어들었다가는 큰 손해가 우려된다.

삼성경제연구소 유정석 수석연구원은 “FX 마진거래는 파생상품 거래 특성상 손실 규모가 개인투자자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며 “시장이 과열돼 개인투자자들이 묻지마 투자에 나설 경우 최근의 금융불안 상황과 맞물려 키코처럼 사회 문제로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장이 과열되다 보니 FX 마진거래에 대신 투자해 배당금을 나눠 준다며 불법적으로 투자금을 모집하는 유사수신행위도 최근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FX 마진거래 시장 과열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감독 당국 차원의 관련 규정 및 감독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란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 측은 “최근 급성장하는 FX 마진거래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제도권 밖에서 행해지는 불법적인 행위까지 일일이 모니터링하기가 쉽지만은 않아 아직까지 특별한 대책을 세워놓지는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skang@fnnews.com 강두순기자

■용어설명/FX(Foreign Exchange) 마진거래란 '이종통화 현물환 거래'를 뜻하며 선물회사에 거래증거금을 예치하고 엔화 등 전 세계 주요 통화의 매매를 통해 환차익과 함께 통화 간 이자율 차이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는 거래를 말한다. 현재 금융감독원이 허가한 달러, 유로, 엔, 파운드 등 8개 통화를 2개씩 묶어 21개의 조합을 구성해 세계 외환시장에서 거래하고 있다.
국내에 'FX마진거래'가 도입된 것은 2006년 2월로 외환선물이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주요 선물회사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증권회사들도 참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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