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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투어] 청정자연 속 골프장 ‘블루헤런CC’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골프투어] 청정자연 속 골프장 ‘블루헤런CC’
▲ 클럽하우스 앞 분수와 폭포 사이의 다리를 건너면 만나게 되는 서코스 4번홀(파3). 그린 주변을 3면의 연못이 에워싸고 있는 아일랜드홀이다. 길이가 짧은 데다 바람의 영향이 커 아이언샷의 정확도가 요구되는 블루헤런CC의 시그내처 홀이다.

‘천만리 머나먼 길에 고운 님 여의옵고
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
저 물도 내 맘 같아 울며 밤길 가는구나.’

단종을 유배지 강원도 영월까지 호송하고 돌아온 금부도사 왕방연이 단종을 잃은 슬픔을 노래한 시조다. 숙부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긴 단종을 복위시키기 위해 1456년 성상문과 박팽년, 하위지 등이 거사를 도모했다가 발각돼 모두 처형된 이듬해에 단종은 왕방연이 이끈 호송 군사에 의해 남한강을 따라 강원도 영월로 유배길에 오른다. 주체할 수 없는 슬픔으로 유배길을 눈물로 적신 단종은 물 한 모금도 제대로 마시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를 불쌍히 여긴 유배길 백성들이 물을 떠다 단종에게 바쳤지만 수양대군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호송 군사들에게 번번이 제지당했다. 그러다 여주군 대신면 상구리에 있는 한 작은 샘물에 이르러 물을 마실 수 있었다. 임금이 마신 샘물이라고 해서 그 때부터 이 샘물은 ‘어수정’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비운의 왕’ 단종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어수정’은 현재 여주군 블루헤런CC(대표이사 권오삼) 6번홀 카트로 옆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골프장 공사가 한창이던 1991년에 이 샘물을 발견한 골프장 측은 그 때부터 현재까지 보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골프장이 자리 잡은 상구리는 예부터 물맛이 좋기로 정평이 나있다고 골프장 측은 전한다. 조선 초기에 고려 충신 72명 가운데 9명이 은거해서 살았고 인근 혜목산(慧目山) 자락에는 764년(경덕왕 23년)에 창건된 고달사터가 있다. 이 절은 고려 광종 이후부터 역대 왕들의 비호를 받던 대찰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이 지역이 때묻지 않은 원시의 자연을 자랑한다는 방증인 셈이다. 그래서 골프장 이름도 오염되지 않은 청정의 자연에서만 서식하는 ‘블루헤런’으로 명명되었다. [골프투어] 청정자연 속 골프장 ‘블루헤런CC’
1992년에 개장된 블루헤런CC(파72·7012야드)는 한마디로 공략이 쉽지 않은 난코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이비드 레인빌(미국)이 설계한 18홀 중 어느 한 홀도 호락호락하게 정복을 당하는 홀이 없다. 리모델링을 통해 전장이 예전(구 클럽700CC)에 비해 길어진데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금강송을 도처에 식재함으로써 전략적 공략이 필요해서다. 코스의 특징은 서코스가 한국적 특성을 최대한 살려 전략적 공략이 필요한 반면 동코스는 미국적 스타일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요한다. 그래서인지 이 곳은 여타 회원제 골프장에 비해 4∼6타 정도 스코어가 덜 나는 난코스라는 게 중론이다.

너무나도 매끈하게 잘 빠진 미인송이 모든 홀을 마치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코스 조경은 사시사철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어쩌면 스코어가 나지 않은 이유는 바로 그런 비경에 심취해서인지도 모른다. 봄이 되면 여기저기서 고개를 내밀고 자태를 뽐내는 야생화, 가을이면 얼굴을 스치는 바람에도 이리저리 온몸을 흔들어 대는 억새풀 그리고 코스 곳곳에 비치된 유명 작가들의 조각품 등 이 코스에 들어서면 골프 삼매경 외의 또 다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블루헤런은 오는 16일부터 사흘간 펼쳐질 또 다른 축제 준비를 하느라 현재 분주하다. 하이트컵 여자프로골프대회(총상금 5억원)가 바로 이 곳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로 아홉번째 대회다. 가을 골프장의 풍광을 한껏 뽐내게 되는 절경의 시기에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박세리(31)를 비롯한 US여자오픈 우승자 박인비(20·SK텔레콤), 강수연(32), 김주미(24·이상 하이트), 김송희(20·휠라코리아), 디펜딩 챔피언 최혜정(24·카스코), 올 시즌 일본여자오픈 우승자 이지희(29), 전미정(26·이상 진로재팬) 등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JLPGA)투어에서 활동하는 해외파와 신지애(20·하이마트), 서희경(22·하이트) 등 ‘국내파’가 총출동해 자존심을 건 일전을 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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