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실물경제 흔들,저성장 시대 오나
미국발 금융대란에 따른 신용경색의 여파가 빠른 속도로 실물경제로 파급되고 있다. 경영수치 악화를 우려한 은행들이 돈줄을 죄거나 금리를 올림에 따라 가계와 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소득이 늘지 않는 가운데 물가가 급등하면서 서민층과 중산층은 안 입고 안 먹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 결과 국내 대형 마트 3사의 9월 매출이 올 들어 처음으로 전부 작년 9월보다 줄었다. 패션과 식품분야가 매출 하락을 주도했다. 중상류층이 이용하는 백화점 사정도 크게 다를 바 없다.
또한 시화·반월공단에는 불황을 견디지 못한 공장의 매물이 부동산 중개업소에 넘쳐나고 경매시장에도 공장 경매 물건이 켜켜이 쌓여 있다. 공장이나 공장용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기업들이 신용경색으로 금융권이 대출금 회수에 들어가면서 담보로 잡힌 공장을 경매시장에 내놓은 탓이다.
이 같은 상황은 국제통화기금(IMF)이 8일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가 경기 침체에 빠지면서 수출을 많이 하는 한국도 성장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힌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양상이다. 더 심각한 것은 IMF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종전처럼 4.1%로 예상하면서도 내년 성장률은 3.5%로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는 사실이다. 가계와 기업들이 처한 상황을 감안할 때 실물경제를 흔들 저성장 시대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전체로 전이돼 경기침체를 초래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과 신속한 집행이 시급한 시점이다.
위기의 전이를 막기 위해서는 신용경색의 해소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울러 세금감면과 규제완화를 통해 가처분소득을 늘려주고 기업 활동을 독려하는 한편, 추가경정예산의 조기 집행을 통해 경기의 불씨를 살리는 일을 병행해야 한다. 이런 모든 것들이 순조롭게 된다면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기대한대로 내년부터 국내소비와 투자가 살아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대가 달성되기 위해서는 야당을 포함한 정치권의 협조와 은행권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말만 앞서지 않는 실천력이 담보된 정부 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십 발휘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