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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만 챙겨 해외 가지 마세요” 환율급등기 환차손 위험

김명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9 22:01

수정 2014.11.05 11:36



최근 중국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서울 도화동의 김모씨(29·여)는 9일 카드 명세서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중국에서 카드로 결제한 금액이 최근 급등한 환율 탓에 예상보다 너무 비싸게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주 1일부터 이틀 동안 중국에서 머물며 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약 3000위안. 당시 환율(174.20원) 기준으로 52만2060원에서 8일 현재 58만7520원으로 무려 6만5460원이 늘어났다.

김씨는 “한순간의 선택으로 같은 돈을 쓰고서도 환전을 한 사람보다 6만5000원을 손해보게 됐다”며 푸념을 늘어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외환시장이 요동치면서 이 기간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한 사람들이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다.

특히 김씨처럼 중국여행에 나섰던 사람들은 중국의 국경절 연휴와 우리나라의 개천절 연휴가 환율 급등시기와 맞물리면서 해외 카드 결제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해외여행을 계획한 사람들은 환율이 지난 몇 달 사이 급등했다는 판단하에 환전보다는 필요한 금액만 카드로 결제하는 것을 선호했다. 김씨의 경우 심지어 주변 동료들에게 카드 사용을 권유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원·위안화 기준 환율이 천장이 뚫린 것처럼 급등하면서 김씨의 자신만만한 태도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원·위안 환율은 2일 174.02원에서 8일 195.84원까지 불과 닷새 만에 21.82원(12.25%)이 급등했다. 이는 지난 9월 한 달간 14.79원 오른 것을 웃도는 수치다.

이와 더불어 중국의 국경절 연휴와 지난 3일 우리나라의 개천절이 겹치면서 2일 결제한 금액의 환율 매입시기가 8일로 밀려나면서 손해 규모는 더 커졌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해외 카드의 경우 승인시점과 환율 매입시점이 사흘 정도 차이난다”면서 “특히 중국은 연휴가 겹치면서 회원이 카드를 결제한 원 승인시점과 카드사가 환율을 적용하는 매입시점 사이에 간격이 벌어지면서 환차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휴기간이 겹치지 않았다면 환율을 적용한 카드 결제금액은 2일 174.06원에서 6일 176.81까지 2.8원 오른 수준에서 계산이 되기 때문에 환차손이 지금처럼 늘어나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또 “소형 가맹점이나 전산망이 잘 갖춰지지 않은 국가의 경우 카드 결제 전표를 직접 은행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며 “요즘처럼 단기간에 환율 변동폭이 심할 때는 카드 사용으로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mjkim@fnnews.com 김명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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