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환율 꼭짓점’설속 여전한 롤러코스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0 17:59

수정 2014.11.05 11:32



원·달러 환율이 꼭짓점을 찍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가계부채 과다, 경상수지 적자 등 한국 경제의 앞날을 우려할 만한 요소들이 있지만 현재의 환율은 심리적 쏠림 현상 탓이라는 것이다. 9일 정부의 개입과 삼성전자의 달러 매도로 1370원대로 떨어졌던 환율이 10일 오전에 1440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380원대로 급락했던 것이 이를 반증한다. 실제 상황보다는 심리적인 요소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장 초기 환율 급등은 주가 폭락과 무관하지 않다. 구제금융법안 통과에도 불구하고 다우지수가 폭락을 거듭하자 코스피지수도 12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만만치 않은 기세고 그만큼 달러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 환율이 요동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쏠림 현상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막연한 불안감은 패닉상태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환율에 대한 섣부른 전망은 위험하지만 현재의 상황이 비정상적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일부 외신들은 ‘한국이 아시아에서 금융위기에 감염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며 ‘기업, 은행, 가계 모두 과도한 차입상태에 있다’고 위기감을 부추기고 있지만 실상은 완전히 다르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기업의 부채비율은 외환위기 때인 1997년 425%에서 지난해 107%로 4분의 1로 낮아졌다. 은행의 예대율도 양도성예금증서(CD)를 포함하면 7월 말 기준으로 105.4%에 그친다. 100%가 넘어가는 5.4%에 대해서만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한다는 뜻이다.

외환위기 때도 한때 달러당 2000원까지 갔던 환율이 1200원 선까지 떨어지는데 몇 달 안 걸렸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은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좋아졌지만 어려운 상황이 올 것이라는 전망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최근의 환율 급등세는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9일만 해도 정부가 개입하고 삼성전자가 평소보다 3∼4배 많은 달러를 매도하자 1485원에서 1370원대로 떨어졌다.
최근의 환율이 비정상적이고 조만간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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