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들이 정부의 주식매도 자제 요청에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를 제외한 기관투자자들은 투매경향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는 입장. 지난 주말 “기관이 주식매도를 자제해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의 입장에 대해 일각에서 다소 불만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12일 “최근 프로그램 매매를 제외하면 기관들은 오히려 매도 보다 매수가 많다”며 “우리가 투매를 자제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고 토로했다.
기관은 나름대로 손절매와 같은 매도원칙이 있고 주식을 최대한 줄이는 움직임도 있는 반면 주식편입비도 80∼90%대로 유지 하려고 노력한다는 설명. 환매 요청에 대한 투자자들의 요구를 자산운용사와 같은 기관들이 쉽사리 거절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펀드런(펀대 대량환매)과 같은 문제를 낳을 것으로 주목받는 주식형 펀드는 현재 84조원 정도에 달하지만 리먼브러더스 사태이후 국내외 주식형 펀드에서 아직까지 우려했던 대규모 투매현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자산운용 관계자들은 계속해서 환매주문이 들어오면 기관들은 투자자에게 현금을 줘야 하기 때문에 매도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기관들 내에서도 이번 발언을 두고 일부 자성의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지금과 같은 저평가 구간에서는 기관들이 투자자들과 함께 주식매도를 자제를 해야 한다는 것.
자산운용 관계자는 “투신은 투자자들이 환매를 원하면 매도를 해야 되지만 자제하는 것도 맞는 말”이라며 “팔았다가 다시 들어가기도 힘든 상황에 확실한 대안이 없다면 유지하는 것도 옳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hit8129@fnnews.com노현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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