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피플일반

[모임에 산다 동·호·동·락] 대우건설 한울회

이경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2 20:38

수정 2014.11.05 11:28


건설회사는 남자들만의 일터가 아니다. 여성들의 감성으로 아름다운 건물이 탄생한다. 굵은 팔뚝만 갖고 땅을 파고 건물을 짓던 시대는 지났다.

3750대 219. 시공능력 평가를 기준으로 국내 1위 건설사인 대우건설의 전체 직원 가운데 여직원 수다. 비율로 계산하면 100명 중 94.2명은 남직원이고 여직원은 5.9명밖에 되지 않는다.

소수이지만 강한 그들이 ‘한울회’로 뭉쳤다.


대우건설 여직원 동호회인 한울회의 역사는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여년 전 설립됐던 ‘청미회’라는 여직원회가 지난 2000년 12월 ㈜대우에서 대우인터내셔널과 대우건설로 분할되면서 한울회가 탄생했다. 새로 태어난 지도 벌써 8년이 됐다.

“예전처럼 남성과 차별은 거의 없어졌잖아요. 그래서 이제는 여직원들의 친목을 도모하고 불편하지 않게 회사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봉사활동을 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한울회 8기 회장을 맡고 있는 플랜트사업기획팀 유금희 대리(36)는 한울회를 한마디로 친목도모 봉사활동 동호회라고 설명한다.

한울회는 보통 말하는 동호회와 성격이 좀 다르다. 동호회이면서도 여직원회이기도 하다. 여직원회이기 때문에 대우건설에 입사하는 여직원들은 모두 의무적으로 가입을 한다.

하지만 생활교양동호회로 회사의 지원을 받아 여러 봉사활동도 한다.

“사내 봉사활동은 한울회에 맡겨라!” 한울회 회원들은 매년 5월 어린이날이면 회사에서 개최하는 서울 남산 가족 걷기대회에 자원봉사자로 나선다. 가족들과 함께 온 어린이들을 돌보며 행사 진행을 맡는다.

매월 급여에서 3000원씩 갹출해 이 돈으로 서울 소재 ‘아이들의 울타리 공부방’이라는 방과 후 공부방에 지원도 한다. 지난 3월에는 서울 마장동 소재 방과 후 공부방 어린이들을 초청해 서울 강남 소재 주택문화관인 ‘푸르지오벨리’를 견학시키고 선물도 줬다.

여직원들의 친목 도모도 필수다.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번으로 나누어 실시하는 영화관람행사는 단연 인기다. 지난 6월에는 100여명이 모여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네 독신녀들의 사랑과 결혼을 솔직담백하게 그려낸 ‘섹스 엔 더 시티’를 관람하기도 했다.

여직원 휴게실에서는 손뜨개질과 구슬로 각종 액세서리를 만드는 비즈(BIZ)공예, 꽃꽂이 등 강좌도 운영되고 있다.

강하고 아름다운 여성들을 위한 모임에 회사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은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 신사옥에 새로 마련한 여직원 휴게실을 둘러보고는 비품들을 여성스러운 제품으로 바꿔 주라고 주문했다.
한울회 여직원들은 “여직원 휴게실까지 챙기는 사장이 있느냐”고 반문한다.

유금희 대리는 “뭐 꼭 여성과 남성을 구분하기 위해 있는 동호회는 아니에요. 자칫 남성 편향적일 수 있는 건설회사에서 여성들의 친목을 도모하고 여러 활동을 통해 여성들이 성장, 발전하면 회사도 아름답게 변화하지 않겠느냐”며 한울회의 소망을 전했다.


/victoria@fnnews.com 이경호기자

■사진설명=대우건설 여직원 동호회인 '한울회' 회원들이 동호회 활동으로 만든 천연비누를 놓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앞줄 왼쪽 세번째가 유금희 한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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