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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수익·건전성 관리 ‘빨간불’

강두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2 21:19

수정 2014.11.05 11:28



은행권의 하반기 수익성 및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해외투자 및 파생상품 손실 위험이 증가하면서 순이익이 급감하고 자산건전성도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한 조달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도 당분간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부실채권 매각 등을 통해 자산건전성을 높이는 한편 유동성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은행, 수익성·건전성 ‘빨간불’

12일 은행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올 3·4분기 영업이익 및 순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3·4분기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대구·부산은행 등 7개 은행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2조8490억원과 2조232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각각 22.1%, 14.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굿모닝신한증권도 이들 은행의 3·4분기 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20.4% 감소한 2조263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3.5%포인트 하락한 11.8%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NH투자증권 김은갑 연구원은 “리먼브러더스 채권과 부채담보부증권(CDO) 등 해외투자 부문과 키코(KIKO) 같은 파생상품과 관련해 46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 은행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산건전성 악화에 따른 대손충당금 증가 부분도 순이익 감소의 주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자금 조달비용이 최근 크게 증가하면서 NIM도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자산건전성 높이고 유동성 늘려라

이에 따라 자산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은행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은행들은 부실채권(NPL) 매각을 통해 내부 건전성을 높이는 한편 자금조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9일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외환은행, 국민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이달과 다음달 초에 걸쳐 NPL 매각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9일 2894억원의 담보부채권을 매각한 하나은행 측은 “소호(SOHO)와 중소기업을 포함한 일부 업종의 연체율이 증가 조짐을 보여 대응에 나선 것”이라며 “향후 연체율 증가 추이를 보며 추가 매각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올 상반기까지 780억원 규모의 기업여신 관련 부실자산 상각을 포함, 1300억원 규모의 NPL 매각을 진행했다.

외환은행은 이달 중 1644억원 규모의 담보부채권과 1752억원의 무담보채권을 매각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은행들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노력도 계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외화 부문의 유동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인 반면 원화 유동성은 시장의 우려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 심규선 연구원은 “은행들의 원화자금 조달 부문은 조달금리가 높아서 문제지 자금 확보에 있어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며 “최근 국내 은행들에 대한 외국계 신용평가기관들의 부정적인 코멘트는 개별 은행의 현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행해졌다기보다 전체적인 글로벌 시장의 어려운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dskang@fnnews.com 강두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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