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푸른빛 오로라, 전명자 ‘오로라로의 산책’展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3 17:18

수정 2014.11.05 11:24



낙엽이 밟히는 가을에 잘 어울리는 전시회가 열린다. ‘오로라의 작가’란 별명을 가진 서양화가 전명자가 15∼25일 서울 인사동 선화랑(02-734-0458)에서 ‘오로라로의 산책展’을 연다.

이번 전시에 작가는 ‘오로라를 넘어서’와 ‘자연의 조화’라는 주제 아래 시공을 초월해 초현실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그려낸 회화 25여점을 선보인다. 그의 그림에는 북극하늘에 펼쳐지는 오로라의 신비로움이 작가 내면에 흐르는 서정과 만나 유럽작가의 작품과는 또다른 독특한 예술세계가 펼쳐진다. 시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작품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짙은 푸른색. 코발트 블루빛과 셀루리안 블루의 색감으로 표현된 오로라는 눈이 부실 정도로 환상적인 세계로 이끈다.

작가는 북극하늘의 신비로운 자연현상인 오로라를 캔버스에 재현하면서 이 빛과 공존하고 부유하는 삶의 흔적들, 이를 테면 사람, 꽃이 핀 정원, 교회, 악기, 동물 등을 그려놓고 있다.
일상의 작은 소재들로 조화된 화면을 통해 삶의 행복한 순간, 아름다운 기억, 소중한 사람들과의 추억을 회상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전명자는 매년 루브르박물관에서 열리는 프랑스국립미술협회전(SNBA)에서 지난 2007년 대상을 수상하며 파리화단에서도 이름을 떨쳤다. 미술 평론가인 제라르 슈리게라는 “감각의 다양한 결을 드러내는 시적 몽상이 인상적이다”고 평했다.

특히 전명자의 작품은 다른 예술가들의 영감을 자극해 인접 예술과의 공동 작업으로 재탄생돼 화제다.
몇 해 전에는 ‘보졸레 빌라주’ 와이너리가 누보 와인 레이블에 그의 그림을 차용해 인쇄한 아트 와인이 출시돼 와인수집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으며, 오페라 무대와 춤 무대에서도 작품이 소품으로 내걸렸다.

1990년대 중반 북유럽여행 중 접한 오로라에 매료돼 매년 아이슬랜드를 찾고 있는 작가는 “새벽에 땅에서부터 피어오르는 오로라의 오묘한 색깔을 보고 있노라면 예술적 영감이 절로 떠오른다”고 밝혔다.
오는 12월에도 번잡한 서울을 떠나 파리에서 전시회를 개최한 후 다시 외국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한달 간 긴 여행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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