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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싱가포르 “금융위기 우린 몰라”

유영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3 18:13

수정 2014.11.05 11:24



금융강국 스위스와 싱가포르가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일부 우려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시선을 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지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는 지난주까지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점차 고조됨에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시장의 우려를 진정시키기 위한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만 이어졌을 뿐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도리스 로이타르트 스위스 경제부 장관은 지난 9일 “UBS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 은행이 파산하게 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루 뒤인 10일에는 에블린 위드머 쉴럼프 임시 금융부 장관이 예금 보장 한도를 3만스위스프랑(약 34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혹시 모를 시장 우려의 조기 진화에 나섰다.

스위스 은행인협회의 제임스 네이슨 회장은 “스위스인들은 위험관리에서 타고난 능력을 보여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는 비록 주가가 고점 대비 50% 하락하긴 했지만 금융위기의 어두운 ‘터널’을 잘 헤쳐온 것으로 평가받는 투자은행(IB) 중 하나이다.

UBS의 경우도 모기지 관련 채권으로 인해 400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입었지만 일찌감치 손실을 공개하고 증자를 통한 유동성 공급으로 쉽게 위기를 마무리했다. 지난 2005년의 국가 GDP 대비 저축 비중만 살펴봐도 미국이 13%에 머물렀던 반면 스위스는 3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정부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안전을 중시하는 스위스 금융계의 전통과 정부의 시의적절한 대처에 따른 자신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아시아의 ‘금융허브’ 싱가포르도 금융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싱가포르 중앙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11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용위기로 인한 싱가포느 내 은행들의 손실은 제한적”이라며 “싱가포르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금융통화청(MAS)도 13일 금융시장 안정화에 관한 성명을 발표하고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할 수 있다”며 “금융시장 안정에 대해 면밀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시장의 우려를 떨쳐버렸다.


MAS는 또 “싱가포르달러의 경우 안정적이며 은행간의 유동성도 확보되고 있다”며 “특별한 조치를 추가로 취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금융시스템의 견조함을 자랑했다.

/nanverni@fnnews.com 오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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