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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천공항 마약밀수 게이트키퍼 김병두 국장



“앞으로 인천공항에서 마약사범 적발이 많아질 것이다.”

지난 6월 말 인천공항세관으로 자리를 옮겨온 김병두 조사감시국장이 부임 직후 직원들에게 공언한 말이다. 이후 김 국장은 한 달에 한 건씩 대형 국제 마약조직 사건을 처리했다.

김 국장은 국내는 물론 미국 연방마약단속국 등 해외에서도 인정하는 국제적 마약수사통이다. 지난 1981년 관세청에 발을 디딘 김 국장이 마약단속 업무와 본격 연을 맺은 것은 1989년 본청마약계가 창설되면서부터다.

이후 부산본부세관 조사감시국장을 거쳐 현재까지 마약단속 업무를 계속 해왔다.

그는 “관세청의 마약단속 업무는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마약밀수범에 대한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국제적 네트워크 구축과 공조가 중요하다”면서 “18년간의 마약업무를 통해 쌓은 각국 검찰, 세관과의 네트워크가 훌륭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특히 마약 생산지와 경유지, 공급지가 국제화되고 밀반입 수단도 인편에서 우편, 특송화물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는 요즘은 각국 마약당국과의 정보교환 및 수사공조 체제는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마약조직의 정확한 동향 정보를 출발지 마약당국으로부터 넘겨받아 국내 공항에 들어온 우범자를 가려내야 마약밀반입을 원천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마약 청정국으로 인식되는 한국을 국제마약조직들이 중간 기착지로 활용하는 통에 김 국장의 업무 경험은 인천공항에서 더욱 돋보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홍콩을 출발해 인천공항을 경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려던 특송화물에서 엑스터시로 불리는 MDMA 898정을 적발했다. 러시아 극동세관과 공조 수사해 혐의자 2명을 검거한 이 사건은 최초의 한·러 국제통제 배달수사 사례로 기록됐다.


8월 중순, 9월 하순에는 브라질에서 일본으로 가던 일본 여성 3명과 1명에게서 각각 5.6㎏, 3.2㎏의 코카인을 적발했다. 이 사건은 나이지리아인 조직이 일본인 운반책을 이용한 사건으로 8.8㎏의 코카인은 23만명이 투여할 수 있는 분량으로 시가 250억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김 국장은 “한국출발 여행자는 도착지 세관이 검사를 완화하는 경향이 있는데 국제마약조직들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국제조직 일망타진식 수사를 위해 국제마약 유통정보를 매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csky@fnnews.com차상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