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중소 의류브랜드 ‘굿바이, 명동’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4 18:21

수정 2014.11.05 11:18



서울 중심지 명동에서 매장을 운영하던 의류업체들이 속속 철수에 나서고 있다.

명동상권이 제조·직매형 의류브랜드(SPA 브랜드)와 화장품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데다 패션 경기 악화로 임대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업체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신원은 명동에서 10년 넘게 운영해 온 직영매장을 철수했다. 이 직영매장에는 신원의 4개 브랜드가 모두 입점해 있었다.

지난 4월에는 아이올리의 ‘플라스틱 아일랜드’도 명동 직영매장을 없앴다.

지난해에는 코오롱패션의 ‘1492마일스’와 ‘쿠아’가 명동 직영매장을 철수했고 스포츠브랜드 ‘휠라’도 명동 매장을 뺐다.


신원 관계자는 “명동매장이 안테나숍으로서의 기능이 약하다고 판단해 철수하게 됐다”며 “과거에는 여성복 브랜드라면 명동에 꼭 직영매장이 있어야 한다는 공식이 있었는 데 최근에는 이런 생각이 많이 깨졌다”고 말했다.

의류 브랜드들이 명동을 떠나는 또 다른 이유는 패션 경기가 악화되면서 임대료가 비싼 명동에 매장을 보유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전히 명동에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의류업체들은 제일모직, LG패션을 비롯한 대기업이나 아디다스, 나이키 등 글로벌 업체들이다.

휠라 관계자는 “명동에 매장을 두면 물론 광고효과가 커서 좋지만 명동 매장의 임대비용이면 부도심에서 3∼4개 정도의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SPA브랜드들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유니클로와 갭이 명동에 진출한 데 이어 이달 오픈한 M플라자에도 자라, 포에버21, 어반 컨셉트 등이 입점했다. 내년에 오픈할 예정인 ‘눈 스퀘어’(옛 아바타몰)에도 자라, 포에버21 등이 입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SPA브랜드들은 가격이 저렴한데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소위 ‘패스트 패션’으로 명동의 유동인구 대부분인 10∼20대를 주 타깃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의류업체 관계자는 “명동의 임대료는 국내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이미 널리 알려진 브랜드라면 굳이 명동에 매장을 둘 이유가 없다”며 “과거에는 명동에 직영점을 갖고 있느냐 여부가 대리점주 모집의 관건이었는데 최근에는 그런 경향이 약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SPA브랜드의 경우 대부분 국내에 처음 선을 보이는 업체들로 홍보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비싼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명동으로 들어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padet80@fnnews.com박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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