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브라운 英총리 “새 국제금융시스템 필요”

유정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4 18:44

수정 2014.11.05 11:17



사상 초유의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국제 금융시스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는 13일(현지시간) 런던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최근의 금융위기 사태는 체계적인 국제적 대응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입증해 줬다며 “세계 금융시스템을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브레튼 우즈’ 체제를 도입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브레튼 우즈(Bretton Woods) 체제는 지난 1944년 7월 미국 뉴햄프셔주 브레튼 우즈에 44개국 정부 당국자, 경제학자, 금융가, 법률가 등이 모여 국제적인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도모하려고 만들어 낸 시스템이다.

브레튼 우즈 체제는 환율 안정을 위한 ‘달러 기준 고정환율제’와 전후 복구 등 국제 경제 부흥 및 안정 역할을 떠맡을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창설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브라운 총리는 “국경을 넘어 자유자재로 흘러다니는 자본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IMF에 더 큰 감독권한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재설계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현재 세계 리더들은 브레튼 우즈 체제가 도입된 세계 2차대전 당시 윈스턴 처칠과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처했던 상황과 흡사한 위치에 서 있다”고 전했다.

그는 “브레튼 우즈는 자본이동이 제한된 시대에 맞게 설계됐지만 이제는 글로벌 자본이동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체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브라운 총리의 신 브레튼 우즈 지지 발언은 영국 정부가 구제금융안의 일환으로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직후 나온 것이다.

브라운 총리는 15일 열리는 유럽연합 모임에서 이와 같은 계획을 다른 정상들에게 제시할 계획이다.


한편 이에 앞서 파스칼 라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도 신 브레튼 우즈 체제 창설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브레튼 우즈 체제와 같은 ‘관리형’ 시스템은 국제 자본 이동에 제한을 가하게 되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곧 경제성장 둔화를 야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또한 브레튼 우즈 체제의 달러 기준 고정환율제의 의미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IMF와 세계은행의 기능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dympna@fnnews.com송경재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