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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언론의 악의적 보도...이유는?

김한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5 16:29

수정 2014.11.05 11:13

한국 경제의 위기를 자극하는 외신들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를 비롯해 더타임즈, 다우존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 로이터 등 외신들은 일부 부정확하거나 과장된 보도로 시장의 불안심리를 증폭시키고 있다. 해외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 외신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심각한 사태다.

정부는 이 같은 외신 보도를 악의적이라고 판단하고 각각의 보도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지만, 위기를 전망하는 보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의 생각대로 정말 외신들은 계획적으로 악의적인 보도를 하고 있는 것일까.

■부정적 국가브랜드가 부정적 기사 양산

“한국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정치 경제가 아니라 부정적인 국가 이미지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석학인 기 소르망 파리정치대학 교수가 최근 내한해 한 말이다.
그의 지적처럼 외국에서의 한국 이미지는 보잘 것 없다. 보통 서양인들이 한국에 대해 가진 생각은 군사독재, 대학생과 전경들간의 난투극, 노조의 폭력시위, 북한 핵문제, 외환위기 등 부정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국가브랜드 평가기관인 안홀트-GMI의 조사 결과 지난해 한국의 국가브랜드가 조사대상 38개국 중 32위를 차지한 것이 단적인 예다. 한국의 국가브랜드 가치는 국내총생산(GDP)의 29%로, 일본(224%)이나 미국(143%)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경제규모만큼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부정적인 생각은 부정적인 기사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동률 연구위원은 “국가 이미지라는 것은 한번 뇌리에 박히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면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긍정적 이미지를 심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부적절한 정부 대응과 외신의 인력풀 부족도 한몫

정부의 불명확한 처신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오전 라디오에 출연, “신뢰를 통해 지금의 어려움을 헤쳐나가자”고 말했다. 대통령으로서는 국민들의 불안 심리를 해소하면서 힘을 모으면 위기를 이겨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지만, 해외에선 충분히 “대통령까지 연설을 하다니 한국이 정말 힘들구나”라고 받아들일만 했다. 실제로 한국의 위기 가능성에 대해 1면을 할애한 FT의 기사는 대통령 연설 하루 뒤인 14일자였다.

인력풀이 부족한 외신 내부의 사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위기’라는 언론에게 상품 가치가 높은 화두가 나와 기사는 써야 하지만 한국 담당 기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니 지금처럼 부정확한 기사가 나온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언론이 중동이나 남미 등 담당 기자가 없는 국가들의 보도를 할때 외신에만 의존하다 오보를 내는 경우와 같은 이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외신이 국내 언론 기사 중 자극적인 부분만 인용하다 보니 부정확한 보도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star@fnnews.com김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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