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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계 IT기업 엔高에 ‘죽을맛’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5 17:08

수정 2014.11.05 11:13



엔화 값이 급등하면서 엡손, 한국후지쯔, 도시바코리아 등 국내시장에 진출한 일본계 IT 업체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원·엔 환율이 100엔당 1200원대에서 등락하고 있어 단순 계산하더라도 지난해 같은 기간(100엔당 약 850원)에 비해 국내로 들여오는 제품비용이 40%가량 상승한다. 문제는 엔화값 상승이 일시적이 아니라 일본 경제의 안정세를 바탕으로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

엡손의 경우 엔화 가격 급등의 직격탄을 맞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엔화 수준엔 견디기 어렵다”며 “현재 내부적으로 가격 반영 문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도시바코리아도 치솟는 엔화 가격을 제품에 반영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그러나 소비자들과 경쟁사와의 문제 등을 고려해야 해 눈치를 살피고 있다.
도시바코리아 관계자는 “달러 결제 비중이 높아 아직 견디고 있지만 엔화 가격이 계속 상승한다면 가격반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후지쯔도 하반기에 노트북컴퓨터 ‘U2010’ 제품을 선보이면서 예상보다 높은 149만원에 가격을 책정했다. 후지쯔 민덕근 이사는 “최고의 사양을 집약한 탓도 있지만 환율의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면서 “구체적인 수치는 밝힐 수 없지만 0∼10% 정도 인상분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후지제록스, 캐논코리아 등 다른 일본계 IT기업들도 형편은 비슷하다.

일본계 기업 한 임원은 “국제공조 이후 엔화 강세가 일시적으로 주춤해졌지만 강세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가 많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주로 달러로 결제하는 미국·유럽계 기업들도 좌불안석이다. 한국 HP 이미징 프린팅 그룹장 조태원 부사장은 “지금 같은 환율상황이 지속될 경우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다”고 전했다.


크리스토퍼 모건 HP 아시아 태평양 일본의 이미징 및 프린팅 그룹 수석 부사장도 “한국 시장의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다 환율 때문에 일반 소비자와 중소기업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kmh@fnnews.com 김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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