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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의사출신 정효성 한국산재의료원 이사장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5 17:15

수정 2014.11.05 11:13



“한국산재의료원은 다른 병원과 달리 ‘공공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합니다.”

15일 서울 영등포동 한국산재의료원 집무실에서 만난 정효성 이사장은 “전국 곳곳에 있는 산하 병원 식구들과 힘을 합쳐 ‘국민과 함께하는 국내 최고의 산재의료기관’으로 만들겠다”고 이같이 밝혔다.

그간 한국산재의료원은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곱지않은 시선을 받아 왔다. 병원 생리를 잘 알지 못하는 공무원들이 운영을 해 왔기 때문이다. ‘의사출신 첫 이사장’과 ‘의료원 내부 출신 이사장 1호’라는 기록을 갖고 있는 정 이사장에겐 이 부분이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정 이사장은 “공공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공기업이라는 특성을 살려서 적자구조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의사 출신 최고경영자(CEO)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병원다운 병원을 만드는 데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경영측면에선 이미 성과를 보여 줬다. 지난 2006년부터 3년간 병원장으로 활동한 한국산재의료원 동해병원을 지역병원의 성공모델로 만든 것.

그가 동해병원에 취임할 당시에는 ‘진폐전문병원’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환자들이 병원 찾기를 꺼려했다. 잘못된 이미지 개선을 위해 정 이사장은 ‘동해시민을 위한 동해병원’이라는 스티커를 차량에 붙이는 등 대외홍보에 주력했다. 이후 지역주민 밀착 진료를 시작했다. 1주일에 두 번씩 주민들이 많이 모이는 체육관과 이마트를 찾아가 무료 진료를 했다. 벗꽃축제, 장터 등 지역 이벤트가 열리는 곳엔 언제나 동해병원이 있었다.

정 이사장의 이 같은 노력은 동해병원을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병원으로 바꿔놓았다. 그 결과는 동해병원의 적자 규모가 13억원에서 7억원대로 줄어든 것.

지금 정 이사장은 동해병원에서 경험한 모든 것을 한국산재의료원에 쏟아붓고 있다. “이곳은 민간병원에서 하지 않는 치료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적자규모를 크게 줄일 수 없지만 산재의료원의 특성을 살려 각 병원을 전문병원 형태로 바꾸는 작업을 할 계획입니다.”

실제 한국산재의료원은 지난해 100억원을 들여 인천중앙병원에 국내 유일의 수중재활치료 전문시설인 아쿠아클리닉을 만들었다. 여기서는 뇌손상, 근골격계 질환 환자를 치료한다. 이 시설은 투자비용 대비 수익이 나지 않아 민간병원에서는 할 수 없는 치료다.


또 수익성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오는 2009년까지 7개 병원에 313억원을 투입해 재활전문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각 병원의 특성을 살려 인천은 수지접합, 안산·순천은 척추질환, 창원은 근골격계질환, 대전·동해는 관절질환, 안산·태백·순천·동해는 진폐 질환을 전문으로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정 이사장은 “3년 임기 동안 산재의료원의 주업무인 산재근로자의 건강을 책임지는 데 힘쓸 것”이라며 “정부기관으로서 2차 공기업 선진화 방안도 반드시 착근시키겠다”고 다짐했다.

/pompom@fnnews.com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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