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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500억불 구제금융’ ..“도움” “역부족” 논란

유정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5 17:33

수정 2014.11.05 11:13



【뉴욕=정지원특파원】 미국 정부가 14일(현지시간) 250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직접 투입하는 구제계획을 발표하면서 이 방안의 실효성에 대해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미 정부의 이번 조치가 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꽁꽁 얼어붙어 있는 신용경색을 당장 녹일 수는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날 “광범위하고 복잡한 금융시장과 경제가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이번 조치가 우리의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키고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도 이날 CNBC와 인터뷰를 통해 정부의 구제계획에 대한 긍정적 견해를 표명하며 “이번 정책이 금융위기를 해결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상당수 경제전문가는 2500억달러의 ‘긴급 수혈’이 금융시장의 불안을 진정시킨다 하더라도 침체된 주택시장과 불안한 소비심리 등으로 인해 실물경제는 점점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윌리엄 아이작 전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회장은 이날 CNN머니와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은행들이 대출에 대해 꺼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경제가 회복되려면 수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대 누리엘 루비니 경제학 교수는 이날 블룸버그방송과 인터뷰에서 “2500억달러로는 위기에서 벗어나기에 충분치 않다”며 “은행들의 파산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은행 지분을 두 배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루비니 교수는 증시와 경제에 여전히 심각한 하향 리스크가 있고 경기침체의 심각성과 금융손실의 심각성에 놀라게 될 것이라며 경기침체가 18∼24개월 이어져 현재 6.1%인 미국의 실업률이 9%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또한 미국의 모기지 부실로 인한 금융기관들의 신용손실이 기존 추정치보다 1조달러 더 많은 3조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미국의 주택가격이 앞으로 15% 정도 더 추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관적인 견해로 금융업계에서 ‘닥터둠’으로 잘 알려진 마크 파버도 “이번 금융위기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2500억달러를 투입하는 것은 마치 뜨거운 난로에 물 한방울을 떨어뜨리는 것처럼 무의미하다”며 정부의 이번 조치가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영국 바클레이즈은행의 제럴드 아퀼리나 부회장은 이날 로이터포럼에서 현재 글로벌 시장의 금융위기는 바닥에 달했으며 지금이 ‘바겐헌팅’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아퀼리나 부회장은 “많은 우량 주식이 무차별적으로 매도되면서 상당히 떨어졌다”고 지적하고 “특히 아시아쪽 마켓과 채권 분야에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V자 형태의 반등보다는 U자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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