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금융지주 회장도 ‘출장중’

강두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5 17:34

수정 2014.11.05 11:13



은행 최고경영자들이 미국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러 간 사이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이 중동 지역 오일머니 유치를 위한 물밑 행보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달러 유동성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금융지주사 회장과 은행장들의 모습이 ‘부창부수’ 격이란 평가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4일부터 1주일 정도의 일정으로 자사주 매각을 위한 중동·아시아 지역 순방길에 올랐다.

황 회장은 기업설명회(IR)를 겸한 이번 방문기간 동안 성공적인 지주사 출범에 성원을 보내준 주요 주주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는 한편, 그룹의 가장 큰 현안인 자사주 매각을 위해 전략적·재무적 투자가들을 접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황 회장은 4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해외 전략적·재무적 투자가들에게 매각해 이를 통해 확보한 달러 자금을 외환은행 인수에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 왔다.

특히 최근 달러 유동성 확보 문제가 금융기관들의 핵심과제로 떠오르면서 자사주 매각 문제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오일달러 유치와 IR 등을 위해 중동 출장을 떠났다가 16일부터 다시 출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호 자금당당 지주 부사장과 동행한 김 회장은 중동지역 투자가들을 만나 하나금융지주와 한국 금융시장 현황을 설명하고 재무적 투자를 적극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이미 수억달러의 대규모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또 자금의 용처와 관련해서도 계열사들의 자금지원뿐 아니라 향후 인수합병(M&A)전에 뛰어들기 위한 실탄마련 차원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이 외화자금 유치를 위해 중동 지역 등으로 출장 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성과를 안고 돌아올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의 투자은행인 JP모건이 테마섹(9.62%), 골드만삭스(8.85%) 등에 이어 하나금융의 3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JP모건은 지난 6일 아시아 전문운용회사인 JF에셋 등을 통해 시간외거래와 장중 매수로 하나금융지주 주식 1369만5325주(6.46%)를 신규 취득했다.

하나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자금 유치 이외에도 IR 등 기타 목적의 일상적인 출장으로 알고 있다"며 "해외 자금조달 부분은 민감한 사안인 만큼 확정될 때까지 진행 과정이 외부에 공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김 회장의 이번 출장과 관련해 확대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이 같은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해외 달러 유동성 확보를 위한 적극적 움직임에 대해 금융권 안팎에서는 최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은행장들을 소집해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외화유동성 확보를 위해 해외자산 매각 등 자구 노력을 강조한 부분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dskang@fnnews.com 강두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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