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기고] 아낌없이 주는 철/심윤수 한국철강협회 상근부회장

차석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5 17:28

수정 2014.11.05 11:13

셸 실버스타인이 지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오랜 시간 우리들에게 사랑을 받아 왔다. 이 동화에서 나무는 소년을 위해 어렸을 때 놀이터가 되어주고 소년이 성장하자 자신의 가지로 집과 배를 만들게 해주고 늙어버린 소년이 돌아오자 잘려나간 밑둥에서 편히 쉬게 해준다. 이렇듯 나무는 소년을 위해 자기의 모든 것을 아낌 없이 내어주고 진정한 사랑을 보여준다.

실제로 나무는 성장하면서 우리 인간에게 무한한 선물을 제공한다. 열매, 잎, 줄기 등을 통해 물질적 유용함은 물론 환경생태적 측면에서도 산소를 만들고 토양을 건강하게 유지시켜 주는 등 그 역할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러한 나무와 같이 태양, 공기, 물 등 우리 주변에는 묵묵히 인간을 이롭게 하는 소중한 존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철이다.

인류와 함께 진화를 거듭해 온 철은 ‘산업의 쌀’로 불리며 산업 전반에서 필수소재로 인식되고 있다. 건축물은 물론 자동차, 선박, 기차 같은 교통수단을 비롯해 주방용기와 같은 생활도구까지 우리의 모든 실생활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오늘날 철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한번 만들어진 철은 100% 재활용되는 그 생명의 무한성에 있다. 흔히 고철로 불리는 철 스크랩은 각 가정을 비롯해 산업현장, 건설현장에서 용도를 마치면 수집상을 거쳐 회수된다. 이렇게 모인 철 스크랩은 철강사로 다시 납품되고 전기로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과정을 거쳐 새로운 철강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렇듯 철강재는 생산-수집-가공 과정을 거듭하는 영원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으며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친환경 소재로서 우리에게 윤택한 생활을 제공한다. 또한 철강재는 철강제품 자체의 재활용에 그치지 않고 제조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도 재활용되고 있다.

철강 생산 과정에서 생기는 대표적인 부산물인 슬래그는 자연 상태에서는 중금속 등의 유해물질이 용출되지 않는 친환경적인 재료로서 도로용 골재 등 천연골재 대체재로서 재활용돼 자원과 환경을 보전한다. 또한 시멘트 원료로 활용되어 석회석 원료가 됨으로써 에너지 절약은 물론 온실가스 저감 효과까지 보고 있다.

철강업계는 또한 가공 과정에서 생기는 먼지인 제강분진 활용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전에는 제강공정 중 발생하는 분진은 거의 매립할 수밖에 없었지만 최근에는 분진 내에 다량 함유된 아연(Zn), 철(Fe) 등 유가금속을 회수해 활용하고 있다.

그 밖에 생산과정에서 나온 가스열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고 에너지원으로도 활용하는 등 철은 무한한 자원 생산의 보고인 것이다.

그동안 철강업계는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철강재를 개발해 수요업계에 공급해 왔으며 친환경 철강산업 구축을 위해 청정기술 개발, 에너지효율 개선, 그린구매 추세에 부응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 철강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철강산업의 환경은 극심한 원료수급난으로 원료 확보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철강산업의 필수적인 철광석이나 원료탄의 공급은 전적으로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철 스크랩이나 제강분진과 같이 우리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가능한 자원을 재활용하는 것이야말로 녹색성장을 이루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우리 산업에 있어 ‘아낌없이 주는 나무’인 철강재를 모든 산업에 더욱 사용되도록 하고 사용 후에도 이를 적극 재활용하는 데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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