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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위기는 지금부터..실물경제 ‘경고음’



대부분의 경제연구기관들이 한국 경제의 내년도 성장률을 3%대로 크게 낮춰잡고 있다. 소비·투자·생산·고용 등 내수 부문의 부진도 끝나지 않고 있다. 금융시장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폭풍은 일단 지나갔지만 실물경제 침체라는 더 큰 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우려된다.▶관련기사 3·4·5면

■성장률 3%대 기정사실

삼성경제연구소는 15일 내놓은 ‘2009년 세계경제 및 국내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경제 성장률을 3.6%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3.6%), 현대경제연구원(3.9%), 한국경제연구원(3.8%) 등 다른 민간 예측기관들처럼 3%대 성장을 예상했다. 민간의 전망대로 이뤄진다면 우리 경제는 2003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3%대로 추락하게 된다.

이처럼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동반 침체에 빠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를 잠재우기 위해 주요국들이 막대한 재정을 투입했지만 이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재정 악화→세금 부담 증가→수입 감소→소비 위축→경기 침체→투자 부진→경기 침체 가속화’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세계 경기가 둔화되면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 경제는 치명타를 맞게 된다. 경기 위축 가능성이 가장 높은 미국과 유럽이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이른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이재준 연구위원은 “선진국의 침체가 원자재 수출국 등으로 옮겨 온다면 경기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내수 지표는 계속 ‘최악’

수출 둔화를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은 내수가 살아나는 것뿐이다. 그러나 내수는 부진에서 탈출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만2000명(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05년 2월(8만명)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적다. 신규 취업자 수는 올 3월(18만4000명) 이후 줄곧 10만명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취업자 수는 지난해 7월까진 평균 30만명대였다.

소비 부진도 심각하다. 올 8월 소비재판매 증가율은 1.5%에 불과하다. 지난해 연간 소비재판매 증가율(5.3%)은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나아질 조짐도 찾을 수 없다. 재정부 관계자는 “속보지표, 소비심리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부진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부문도 먹구름이 끼었다. 지난 7월 설비투자 증가율이 9.9%로 올라 회복세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기대를 모았지만 8월에는 1.6%로 추락했다.

내수의 다른 한 축인 생산 역시 마찬가지다.
올 들어 7월까지 괜찮은 성적을 냈던 광공업 생산은 8월부터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8월 광공업 생산 증가율은 1.9%에 그쳤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위원은 “현재로선 우리 경제를 끌고 갈 버팀목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일시적인 경기 부양책을 쓰는 것보다는 그간 쌓였던 거품을 걷어내며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star@fnnews.com 김한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