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의사 행세, 사기결혼..연예인과 사진도

이두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5 18:29

수정 2014.11.05 11:12

30대 남자가 한의사인 동생과 같은 이름으로 고친 뒤 한의사 행세를 하며 결혼 사기행각을 벌이다 덜미를 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5일 노모씨(37·무직)를 사기, 혼인빙자간음, 사문서위조 및 행사,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노씨는 지난해 7월 서울 모 대학 한의학과에 다니는 동생과 이름을 한자까지 똑같이 고친 뒤 같은 해 9월 자신을 한의학과 졸업생이라고 속여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했다.

노씨는 여기서 만난 전문직 김모씨와 교제하다 같은 해 12월 결혼식까지 올렸고 예식에서는 주례자와 사회자로부터 홀어머니 아래 자수성가한 그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이후 노씨는 처가에서 2억6650만원을 받아썼으나 “국가유공자로서 보조금을 받고 있고 부친의 재산을 두고 친척과 소송 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혼인신고 요청을 완강히 거부해왔다.

그의 사기행각이 들통난 것은 임신한 아내에게 낙태하라고 요구하다 장모를 폭행하고 올해 5월 집에서 쫓겨나면서부터.

분노한 아내 김씨는 변호사를 고용해 결혼비용 반환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진행하면서 노씨가 동생 이름으로 개명했고 지난 2월 한의사 자격을 획득한 것도 동생이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김씨 측은 7월 경찰에 노씨의 사기 혐의를 고발하면서 노씨가 보관하고 있던 ‘수상한 사진’ 10여장도 증거자료가 될까 싶어 모두 제출했다.


여기에는 노씨가 한의사와 의사 가운을 입은 모습, 결혼식 등 모임에서 유명 연예인과 찍은 사진,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여성들의 나체사진 등이 포함돼 있었다.

유명 여성 연예인과 의사복을 입고 찍은 사진 1장은 병원 홍보대사를 해달라고 속이고 그 과정에서 부탁해서 찍은 것이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은 “연예인 사진은 사적인 모임에서 부탁해서 함께 찍은 것들이었고 미녀나체 사진은 사진 전문가가 찍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누군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노씨가 한의사가 아닌 의사 행세를 했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