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분실할 경우 가장 답답한 문제가 바로 주소록이다. 수백개씩 되는 친구나 가족, 지인들의 이름과 전화번호, e메일 주소 등을 다시 정리하는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개인정보 유출이 큰 걱정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걱정을 안 해도 되게 됐다. 분실 휴대폰의 데이터를 원격으로 삭제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상용화를 앞두고 있기 때문.
SK텔레콤은 분실 휴대폰을 원격 조종해 주소록이나 사생활이 담긴 사진, 동영상 같은 데이터를 삭제할 수 있는 ‘DM(휴대폰 원격관리)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통해 DM기술이 적용된 휴대폰을 1개 모델씩 개발해 내년 4월 세계시장에 첫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DM기술이 적용된 휴대폰을 쓰는 사람이 휴대폰을 잃어버릴 경우 SK텔레콤 콜센터에 연락해 자신의 휴대폰 데이터 삭제를 요구하면 된다. 미리 주소록을 SK텔레콤 서버에 저장해 두는 절차도 필요 없다. 바로 콜센터 원격 조종으로 휴대폰 데이터를 삭제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일단 데이터 삭제 기능으로 DM기술 상용화를 시작해 내년 하반기쯤에는 데이터를 백업할 수 있는 기능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단순히 주소록이나 사진을 삭제하는 것뿐 아니라 새로 구입한 휴대폰으로 바로 옮긴 뒤 삭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최근 휴대폰 저장용량이 늘어나면서 휴대폰에 저장되는 개인정보의 양과 종류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 휴대폰을 분실하거나 교체할 때 대량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그러나 휴대폰을 통한 대량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휴대폰이 개인정보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는데 DM기술이 상용화되면 휴대폰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보호할 획기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cafe9@fnnews.com 이구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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