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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직격탄..위기의 저가항공사

차상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5 21:17

수정 2014.11.05 11:11



저가항공업계가 고유가·고환율 여파에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다.

업체난립과 함께 밀어닥친 불경기 여파로 저가항공사 대부분이 손익분기점도 못미치는 낮은 탑승률에 적자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저가항공시장을 처음 개척한 한성항공은 자금난에 직원급여,공항사용료 등을 제대로 지급못해 운항중단위기를 맞고 있다.

■위기의 저가항공사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성항공은 지난 8,9월 직원급여를 주지 못하고 기내물품과 청소 등 용역을 제공하는 지상조업업체인 동보공항서비스에도 수억원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항공은 또 한국공항공사측에 지급할 제주공항 등 공항사용료 9억9000여만원도 미납중이다.

한성항공은 운항을 중단한다는 배수진을 치고 자금조달에 총력전을 펴고 있으며 펀딩에 실패할 경우 자구책으로 대주주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방안 등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항공측 관계자는 "8월 탑승률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영업은 최고수준이지만 현 항공사 경영여건이 너무 가혹하다"면서 "고객과 주주에게 불편이 가지 않도록 자금조달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인터넷 예매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출범한 영남항공도 운항 두달여만인 지난달말까지 한국공항공사측에 2억3000여만원 정도의 공항사용료를 미납하는 등 자금난에 봉착해 있다.

영남항공관계자는 "큰 금액의 자금집행이 많다보니 비교적 소액인 공항사용료를 미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곧바로 납입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출범한 한성항공,제주항공의 누적적자는 올 상반기까지 각각 389억,27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 고비용 압박에 수요마저 뚝

저가항공업계는 대한·아시아나항공 사이의 틈새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상태에서 고유가·고환율·수요위축 등 삼각파고에 출범 3년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또 자본력과 시장장악력이 열악한 상태에서 국내 양대항공사의 자회사를 포함한 업체들의 난립으로 과당경쟁까지 겹쳤다.

기존 한성항공과 제주항공 외에 올들어 진에어와 영남에어가 출범했고 아시아나항공이 출자한 에어부산이 이달중 운항을 개시하며 연말까지는 이스타,코스타항공 등도 가세한다. 좁은 시장에 7개사가 뛰어들어 그야말로 도토리키재기식 생존경쟁을 벌이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 7월 운항을 개시한 진에어와 영남에어의 탑승률은 각각 45%,41%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제주,김포 등을 운항하는 노선은 적어도 좌석을 70% 이상은 채워야 현상유지가 된다는게 항공사측 분석이다.

불황심리가 확산단계여서 저가항공사들은 앞으로 승객유치에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가항공사들이 고유가 비용을 항공료에 반영하지 못하고 그 부담을 거의 떠안은 점도 경영부실화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항공사들도 올해같은 고비용구조와 수요위축 상황에서는 극한상황으로 갈 수 밖에 없다"면서 "시장이 형성되지도 않은 저가항공업계에 업체들이 더 난립한다면 제살깍아먹기식 구조가 돼 결국 업계 구조조정으로 이어질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sky@fnnews.com 차상근기자

■사진설명=한성항공은 자금조달에 총력전을 펴고 있으며 펀딩에 실패할 경우 자구책으로 대주주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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