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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먹여살리는 수출,내년엔 ‘한자릿수 뚝’

김홍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6 10:18

수정 2014.11.05 11:10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 우리 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라 할 수 있는 수출이 외환위기 이후 올해 첫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에는 더욱 악화되고 내수도 고물가와 고용불안 등으로 침체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4% 초반으로 하락하고 내년에는 3%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무역 10년 만에 첫 적자… 내년 더 어렵다

올해 우리 경제가 고유가와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다면 내년에 우리 경제에 가장 타격이 예상되는 분야는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 부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우리 수출은 외환위기 이후 지난 10년간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면서 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견인해 왔다. 하지만 올 들어 고유가로 수입액이 급증하면서 지난 5월을 제외하고 8개월째 무역적자 행진이 이어 왔다.
누적 적자 금액도 142억4200만달러로 늘어났다.

정부는 이달부터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서 누적 적자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정재훈 무역정책관은 “11월과 12월에는 무역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10월 무역수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달 무역적자의 주범인 철강제품 수입을 감소하고 자동차도 그동안의 수출 차질액을 만회할 것으로 보여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4·4분기에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하더라도 올해 무역수지 적자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연간 적자는 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내년에는 수출이 더욱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선진국의 경기침체가 개발도상국으로 전이되면 개도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수출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은 지난해보다 20.3%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는 8.9%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경부는 수출입, 외국인투자, 중소기업, 에너지자원 등 업종별로 10개반으로 구성된 ‘실물경제위기 대책반’을 본격 가동했다. 대책반에서 논의된 내용은 거시경제정책협의회(청와대 서별관 회의), 위기관리대책회의에 올라가게 되는데 금융불안이 다소 안정을 되찾으면서 무게 중심이 실물위기 관리쪽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내수·고용 부진… 내년 성장률 3%대 하락

이와 함께 고용 불안과 고물가, 자산가격 하락 등으로 내수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 성장률은 3%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경제의 또 다른 한 축인 내수는 과거 수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투자 및 고용 부진, 가계 빚 등으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고유가로 물가마저 급등하면서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금융불안으로 기업들이 투자를 기피하면서 지난달 신규 취업자 수는 11만명대로 하락해 내수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신규 취업자 수는 11만2000명으로 지난 2005년 2월(8만명) 이후 3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정부의 수정 목표치인 20만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신규 취업자 수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7개월째 20만명대에 머물렀으며 3월에는 18만4000명으로 10만명대로 떨어진 뒤 7개월째 20만명을 밑돌고 있다.

비경제활동 인구 가운데 취업 의사나 능력은 있지만 노동시장의 침체로 일자리를 아예 구하지 않는 구직 단념자도 13만6000명이나 돼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많았다. 결국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업투자 및 소비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일자리가 감소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송 연구위원은 “올 들어 고유가에 따른 고물가와 실업 등 고용불안이 확대되고 성장률도 하락하면서 내수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 금융시장 불안으로 주식, 부동산 등 금융시장 불안으로 자산가격이 하락하면서 내년에도 내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경제 성장의 양대 축인 수출과 내수가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내년 성장률을 3%대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성장률을 3.5%로 전망한데 이어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이 3.6%, 한국경제연구원 3.8%, 현대경제연구원 3.9% 등으로 예측했다.
이명박 정부가 임기 5년간 연 7% 성장을 목표로 했던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융시장 안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송 연구위원은 “경제 안정을 위해선 물가 관리보다 금융시장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환율정책은 방향을 제시하는 것보다 속도와 변동폭을 줄이고 적정 환율을 유지한 것이 중요하며 금리도 추가로 인하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hjkim@fnnews.com 김홍재 김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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