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장인이 사위 캐디로 나서...메리츠솔모로오픈 첫날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6 14:03

수정 2014.11.05 11:08


【여주=정대균기자】장인이 사위의 전담 캐디로 나서 화제다.

프로 6년차의 ‘중견 프로’ 최호성(35)과 그의 장인 황용훈(56)이 그 주인공이다. 최호성은 안양베네스트GC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다 1998년에 골프채를 처음 잡기 사작한 뒤 그 이듬해에 한국프로골프�회(KPGA) 세미프로에 합격, 2001년에 당시 2부투어였던 KTF투어에서 상금왕에 올라 정회원이 된 이른바 ‘인간승리 골퍼’다. 그래서 그에게 붙여진 닉네임은 ‘글래디에이터’다. 노예 검투사 출신의 막시무스처럼 역경을 딛고서 오늘에 이른 그의 인생역정 때문에 얻게 된 별명이다.

최호성이 코리안투어에서 장인과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은 지난해 10월에 있었던 SBS코리안투어 금강산아난티NH농협오픈 때 부터다.
그 전까지 동생(최기광)과 투어를 전전하던 최호성이 장인에게 백을 맡기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장인의 애틋한 사위 사랑 때문이었다. 50세 때 골프를 시작해 현재 핸디 13의 수준급 골퍼가 된 황씨는 사위와 장인의 관계를 떠나 ‘늦깎이’라는 동병상련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한다.

2007년 상금 순위 52위였던 최호성은 장인이 캐디로 나서면서 부터 성적이 부쩍 좋아지고 있다. 올 시즌 ‘톱10’에 여섯 차례 들면서 상금 순위 18위에 랭크된 것이 그 방증. 최호성은 “장인이 백을 매면서 마음이 편안해 진 게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 “특히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그동안은 화를 쉽게 냈지만 아버님이 잘 다독거려 줘 멘탈측면이 상당히 강화되었다”고 장인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이어 “수고하시는 아버님도 아버님이지만 딸에다 남편까지 사위에게 빼앗긴 장모님에게 무엇 보다도 죄송스럽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황씨는 “나야 뭐 한 게 있나요. 본인이 알아서 다 하는데, 수고는 무슨 수고….”라고 손사래를 치며 “사위가 골프를 늦게 시작해서 어려움이 많은데 빨리 생애 첫 승을 거두었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고 화답한다.

최호성과 ‘장인 캐디’ 황용훈은 16일 경기도 여주군 솔모로CC 퍼시먼, 체리코스(파71·6757야드)에서 시작된 SBS코리안투어 메리츠솔모로오픈(총상금 3억원)에서 생애 첫 우승을 위해 다시 골프화 끈을 조여 맸다.
안개로 예정시간 보다 3시간 30분 가량 지연된 가운데 열린 대회 첫날 “이 정도면 저 장가 잘 갔죠”라며 티오프를 위해 코스로 나서는 사위에게 장인은 그의 등을 다독이며 격려했다./golf@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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