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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 향기에 가을이 취하다

송동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6 16:11

수정 2014.11.05 11:08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 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중략 ‘국화옆에서’ 서정주)

찬 서리속 가을에 홀로 피는 국화. 그 향기롭고 고귀한 느낌이 깊어가는 가을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그래서 굳이 시를 읊지 않더라도 가을은 ‘국화의 계절’이라 사람들은 말을 한다. 그윽한 국화 향기에 묻어나는 바람은 심신을 풀어주는 ‘자연의 선물’. 지금 야생 들국화가 흐드러지게 핀 경기도 포천 평강식물원에서 ‘평안한 마음과 건강한 몸’이란 테마로 국화축제가 한창이다.

32만5327㎡(약 10만평) 규모의 평강식물원 안을 들어가노라면 금세 가을향취에 젖고 만다. 백두대간에서 한라까지 우리네 숲에서 자라는 자생목과 풀, 꽃, 흙이 한데 어우러진 고산습원 그리고 자연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들꽃동산 등이 관람객들을 매혹하기에 충분하다.

이름조차 생소한 야생화와 다양한 국화과 식물을 한번에 공부할 수 있는 자연학습장으로도 딱이다.

▲ 평강식물원내 습지원

현장에서 다양한 체험도 만끽할 수 있다. 따뜻한 국화차 시음과 함께 손수건 꽃물들이기, 솔방울 만들기 체험이 준비돼 있다.

식물원 곳곳에 도열해 있는 메타세콰이어도 벌써부터 가을맞이 색동옷으로 갈아입었다. 바닥에 떨어진 낙엽은 황금길을 만들어주고 있다.

연못정원에는 50여종의 수련과 숙근초들이 한폭의 수채화를 담아낸다. 이곳 암석원에 들르면 백두산, 한라산, 로키산맥, 알프스 지역에서 자생하는 고산 희귀식물들이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한라산에서 온 한라구절초, 한탄강이 고향인 포천구절초, 키 작은 좀개미취, 눈개쑥부쟁이 등 흐드러진 국화과 식물들이 들꽃동산을 만들어낸다. 그 틈새로 새하얗게 피어올린 억새꽃군락은 무르익어가는 가을향취에 젖게 한다.

식물원을 다 돌고 나면 허기지게 마련. 한방 약선(藥膳) 레스토랑엘름(느릅나무)에 들러 평강약선산채정식을 맛보자. 몸에 좋다는 각종 재료가 들어있다.

찬으로 내놓는 장아찌류(콩잎, 뽕잎, 질경이 등)도 일품이다.

인근 산정호수와 명성산에서는 ‘내마음의 풍경 억새와 호수’라는 주제로 ‘억새꽃축제’도 때마침 열리고 있다.

19일까지 억새의 매력과 함께 각종 문화공연, 체험거리가 준비돼 있다. 평강식물원(www.peacelandkorea.com) 어른 5000원, 학생 4000원. (031)531-7751

/dksong@fnnews.com 송동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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