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디지털도어록,지구촌 문지기] 지문인식·홈네트워크 연결 첨단기술 무장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6 18:18

수정 2014.11.05 11:06



디지털도어록은 1990년대 초 일본에서 수입되면서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열쇠로 문단속을 하던 당시에는 번호로 이용하는 디지털도어록이 생소한 데다 비싼 가격과 애프터서비스(AS) 불편 등으로 주고객은 일부 부유층에 머물렀다.

이로부터 10년이 지난 2001년 국내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격은 물론 보안, 편리성, 인테리어 ‘3박자’를 갖춘 디지털도어록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단순히 비밀번호를 누르던 기능에서 최근에는 지문인식, 홈네트워크와 연결된 제품까지 기술적 진화와 다양성으로 무장한 최첨단 국산제품들이 소비자들을 사로잡았고 서울통신기술, 아이레보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명성을 쌓아가며 국산 디지털도어록의 세계화에 나서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생산업체는 40곳을 웃돌고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300억원, 올해는 이보다 10%가량 증가한 1400억원∼1500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최첨단 ‘문지기’, 선택 아닌 필수

국내에서 디지털도어록은 이미 일반 주택부터 프리미엄 아파트단지까지 폭넓게 사용되면서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제품이 됐다.
다양한 기술접목을 통해 우리 집 최첨단 ‘문지기’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디지털도어록은 기존의 반도체키, 비밀번호 방식의 인증수단에서 지문 등 생체인식과 무선인식(RF)카드 인증방식 등으로 다양해졌다. 또한 홈네트워크 시스템의 발전으로 출입통제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서울통신기술의 네트워킹 디지털도어록의 경우 양방향 무선통신(RF) 방식을 통해 외부에서 비정상적으로 문을 열려고 하면 구축된 방범서버로 신호가 통보돼 경비업체 출동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이 밖에도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리모컨이나 휴대폰, 전화를 통해 문을 열고 닫는 것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최근 트렌드는 휴대폰과 같은 ‘터치 방식의 도입’과 ‘잠금장치의 진화’로 요약할 수 있다.

그동안 보안제품의 특성상 지문잔상을 통한 비밀번호 유출 염려가 있어 터치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어려웠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해결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서울통신기술의 경우 숫자패드 부분을 누르면 무작위로 2개의 활성화된 숫자가 뜬다. 이 번호를 눌러야 비밀번호를 입력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는 비밀번호를 2자리 더 누르는 기능으로 숫자패드에 남아있는 지문 숫자를 늘려 비밀번호 유출을 막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아이레보는 ‘손바닥터치’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손바닥으로 숫자패드 부분을 눌러 디지털도어록을 활성화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한 후 다시 손바닥으로 숫자패드를 눌러 입력한 비밀번호를 지울 수 있는 기능이다.

양사 제품 모두 보안성뿐 아니라 비밀번호를 누르는 손의 동선을 짧게 해 편의성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지털도어록의 또 다른 트렌드는 ‘잠금장치의 진화’다. 현재까지의 디지털도어록은 모두 빗장 방식의 잠금장치를 사용하고 있는데 아이레보에서 선보인 후크 방식의 잠금장치는 기존 빗장 방식에서 진화된 잠금방식이다.

아이레보 자체실험 결과 후크 방식은 구조적으로 문틀과 잠금장치를 더욱 강하게 결합해 기존의 빗장 방식에 비해 보조키 방식은 5배, 주키 방식은 평균 10배 정도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업계에서는 앞으로 홍체인식, 정맥인증, 스마트키 등을 적용한 제품까지 상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적 기술로 해외시장 공략 박차

현재 디지털도어록을 생산하는 국가는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일본의 경우 90년대 초반 시장이 반짝 형성됐다가 목재주택이 많고 습도가 높은 문화·환경적 제약으로 지금은 디지털도어록을 생산하는 기업이 없고 기계식 도어록을 생산하는 업체만 남아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규모 아파트단지 주거형태로 문의 규격이 통일돼 대량생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 이러한 이점과 세계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국내기업들이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통신기술은 2006년 일본에 300만달러 규모의 디지털도어록을 수출한 이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 칠레 및 동남아시아 고급 빌라를 중심으로 수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특히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보안전시회에서 ‘이지온(EZON)’ 홈네트워크 제품이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은 데 힘입어 미국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미국 안전규격에 맞춰 디지털도어록의 핵심부품인 모티스의 구조, 비상키 위치, 손잡이 디자인 등을 개조한 도어록을 개발해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서울통신기술은 이지온 브랜드를 보안설비, 디지털도어록 등 가정 내 보안에 중점을 둔 ‘토털 홈 시스템’으로 육성해 세계적인 홈네트워크 브랜드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아이레보는 2001년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일본·동남아 시장을 개척했고 최근에는 미국·유럽 진출을 위한 제품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 중 중국은 2004년 현지 메이저 건설사인 세무집단이 신축하는 하얼빈과 난징의 아파트 3만2000가구에 공급계약을 한 것이 중국시장 안착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일본은 메이저 건축자재 업체인 신니케이와 2005년부터 판매계약을 하고 일본 전역에 판매하고 있으며 작년부터는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싱가포르의 70층 높이의 럭셔리 레지던스빌딩 ‘the Sail’ 1111가구에 디지털도어록을 공급한 데 이어 올해에는 홍콩,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열리는 보안전시회, 홈오토메이션 전시회에 출품해 호평을 받았다.


/winwin@fnnews.com 오승범기자

■사진설명=디지털도어록이 진화를 거듭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도어록과 문의 결합력을 극대화한 후크방식과 홈네트워크로 연동되는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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