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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이 사위 캐디로 나서...메리츠솔모로오픈, 권명호 공동 선두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6 18:31

수정 2014.11.05 11:06

【여주=정대균기자】장인이 사위의 전담 캐디로 나서 화제다.

프로 6년차의 ‘중견 프로’ 최호성(35)과 그의 장인 황용훈(56)이 그 주인공이다. 최호성은 안양베네스트GC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다 1998년에 골프채를 처음 잡기 사작한 뒤 그 이듬해에 한국프로골프?회(KPGA) 세미프로에 합격, 2001년에 당시 2부투어였던 KTF투어에서 상금왕에 올라 정회원이 된 이른바 ‘인간승리 골퍼’다. 그래서 그에게 붙여진 닉네임은 ‘글래디에이터’다. 노예 검투사 출신의 막시무스처럼 역경을 딛고서 오늘에 이른 그의 인생역정 때문에 얻게 된 별명이다.

최호성이 코리안투어에서 장인과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은 지난해 10월에 있었던 SBS코리안투어 금강산아난티NH농협오픈 때 부터다.
그 전까지 동생(최기광)과 투어를 전전하던 최호성이 장인에게 백을 맡기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장인의 애틋한 사위 사랑 때문이었다. 50세 때 골프를 시작해 현재 핸디 13의 수준급 골퍼가 된 황씨는 사위와 장인의 관계를 떠나 ‘늦깎이’라는 동병상련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한다.

2007년 상금 순위 52위였던 최호성은 장인이 캐디로 나서면서 부터 성적이 부쩍 좋아지고 있다. 올 시즌 ‘톱10’에 여섯 차례 들면서 상금 순위 18위에 랭크된 것이 그 방증. 최호성은 “장인이 백을 매면서 마음이 편안해 진 게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 “특히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그동안은 화를 쉽게 냈지만 아버님이 잘 다독거려 줘 멘탈측면이 상당히 강화되었다”고 장인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이어 “수고하시는 아버님도 아버님이지만 딸에다 남편까지 사위에게 빼앗긴 장모님에게 무엇 보다도 죄송스럽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황씨는 “나야 뭐 한 게 있나요. 본인이 알아서 다 하는데, 수고는 무슨 수고….”라고 손사래를 치며 “사위가 골프를 늦게 시작해서 어려움이 많은데 빨리 생애 첫 승을 거두었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고 화답한다.

최호성과 ‘장인 캐디’ 황용훈은 16일 경기도 여주군 솔모로CC 퍼시먼, 체리코스(파71·6757야드)에서 시작된 SBS코리안투어 메리츠솔모로오픈(총상금 3억원)에서 생애 첫 우승을 위해 다시 골프화 끈을 조여 맸다.
안개로 예정시간 보다 3시간 30분 가량 지연된 가운데 열린 대회 첫날 “이 정도면 저 장가 잘 갔죠”라며 티오프를 위해 코스로 나서는 사위에게 장인은 등을 두드리며 격려했지만 최호성은 4오버파 75타로 공동 65위로 부진한 출발을 했다.

한편 리더보드 맨 윗자리는 5언더파 66타를 친 정재훈(31·동아회원권)과 권명호(24·삼화저축은행)가 공동으로 꿰찼다.
한성만(34·클리브랜드)이 4언더파 67타로 단독 3위, 2008 외국인 Q스쿨 14위 출신의 재미교포 홍창규(27)와 방두환(21·테일러메이드)이 3언더파 68타로 공동 4위에 랭크된 가운데 시즌 상금왕 역전을 노리고 있는 김형성(28·삼화저축은행)은 2언더파 69타로 공동 6위에 랭크됐다.

/golf@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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