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움츠렸던 삼성 CEO 다시 뛴다

양형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6 20:52

수정 2014.11.05 11:06



“이제 숨막힌 ‘불비불명(不飛不鳴)’시대는 끝났다.”

김용철 변호사 발 ‘특검 폭풍’에 휘말려 움츠렸던 삼성 경영진이 전열을 정비해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간 특검 재판을 의식해 대외 활동은커녕, 언행조차 극도로 조심하면서 때를 기다리는 ‘불비불명’의 시간을 감내한 삼성 경영진이 최근 왕성한 경영활동을 재개한 것.

이는 지난 10일 경영권 불법 승계와 조세 포탈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서울 서초동 법원에서 진행된 항소심서 원심대로 집행유예가 선고되면서 삼성 경영진의 부담이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삼성 계열사 사장단이 이건희 전 회장 항소심 결정 이후 첫 행보로 사회공헌활동에 나섰다.

먼저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과 최도석 경영지원총괄 사장은 오는 27일 서울 청계천에서 ‘사랑의 청계천 걷기 행사’에 참여한다. 최지성 정보통신총괄 사장, 박종우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도 이달 내로 수원지역 등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한 사회공헌활동에 연이어 나설 예정이다.


김순택 삼성SDI 사장의 경우 지난 14일 경기 수원에 위치한 장애인 특수학교인 ‘서광학교’에서 장애 아동과 컬러 찰흙으로 도자기를 빚는 시간을 가졌다. 강호문 삼성전기 사장은 16일 수원 영통구 매탄동에 위치한 ‘엄마손밥상 공부방’을 방문, 아동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학습용 책상과 컴퓨터 책상, 책장 등을 직접 조립해 전달했다.

삼성 경영진의 현장 경영 활동도 활발하다.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은 지난 14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개막된 ‘한국전자산업대전’에 참가했다. 이날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과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도 행사장을 찾아 국내외 바이어와 관계사 임직원을 만나는 등 의욕적인 현장경영을 펼쳤다.

글로벌금융위기가 불거지면서 삼성 경영진은 극복노력 일환으로 글로벌 경영에도 가속을 붙이고 있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종우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쇼’에도 참가해 북미시장 마케팅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도 지난 5월 그룹 경영혁신 차원에서 결정한 해외순환근무 준비에 들어갔다.

특검 여파로 느슨해진 조직추스르기에도 나섰다.
이기태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부회장은 최근 사장단 협의회를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계열사별 금융위기 대응 전략 모색 등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김순택 사장은 지난 14일 임직원에게 “위기는 곧 기회”라면서 위기 극복을 위한 정신력 강화와 도전정신을 주문해 어려운 대외상황에 적극 대처를 당부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사진설명=강호문 삼성전기 사장(왼쪽)이 16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에 위치한 '엄마손밥상 공부방'에서 공부방 아동과 책상을 조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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