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코스피 126P↓ ‘사상 최대’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6 21:15

수정 2014.11.05 11:05



추락하는 증시, 과연 날개는 없는가.

증시 사상 최악의 목요일로 기록될 날이다. 공황, 폭락, 투매 등 온갖 시장악재에 투자자들의 눈물은 말랐다. 경기침체 우려에 짓눌린 국내 증시는 증시 개장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추락하며 어두운 증시의 역사를 새로 썼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126.50포인트(9.44%) 급락한 1213.78로 마감했다. 장중 낙폭은 한때 135.14포인트(10.08%)까지 커졌다.

금융위기가 잠잠해지자 수면 아래 잠복해 있던 경기침체 우려가 가시화되며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욕 주요증시는 7∼9%의 대폭락을 기록했다. 미국의 지난 9월의 소매판매가 3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733.08포인트(7.87%) 급락한 8577.91을 기록했다. 지난 13일 9000선을 회복한 지 불과 이틀 만에 8500선으로 주저앉은 것이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50.68포인트(8.47%) 하락한 1628.33,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90.17포인트(9.03%) 폭락한 907.84를 기록했다.

다우지수와 S&P 500지수의 이날 하락률은 지난 1987년 10월 19일 ‘블랙 먼데이’ 때의 22.6% 이후 가장 컸으며 역대로는 각각 9번째와 6번째로 큰 하락률이다.

다우지수의 이날 하락폭은 지난달 29일 미 하원이 7500억달러의 구제금융법안을 부결시켰을 당시 사상 최대인 778포인트 폭락했던 것에 이어 두번째 큰 폭이다.

아울러 이날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주요증시도 6∼7%대의 급락세로 장을 마쳤다.

16일 아시아증시는 뉴욕과 유럽증시의 폭락 영향으로 11% 이상의 낙폭을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일보다 1089.02포인트(11.41%) 폭락한 8458.45로 장을 마감하며 9000선마저도 지탱하지 못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보다 84.73포인트(4.25%) 떨어진 1909.94, 선전 종합지수는 24.40포인트(4.65%) 하락한 500.30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전일보다 3.25% 떨어졌으며 호주와 뉴질랜드의 주요증시도 4∼6%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 역시 달갑지 않은 기록들을 쏟아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연중 최저치, 지난 2006년 6월 13일(1203.8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 하락폭은 역대 최대이며 하락률(-9.44%)은 2001년 9·11테러 직후(-12.02%)와 2000년 4월 17일(-11.63%) 이후 세번째다. 코스피시장에서는 오전 9시 6분 프로그램 매매 동시호가를 5분간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올해 8번째로 발동됐다. 코스닥지수 역시 354.43포인트(9.19%) 하락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는 하루 만에 시가총액 69조4821억원이 사라졌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대거 하한가로 추락했다. 이날 포스코는 14.95% 하락했고 현대중공업(-14.87%)과 우리금융(-14.67%)도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다.


증시 관계자들은 당분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물 경기는 금융위기보다 회복에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동양종금증권 서명석 리서치센터장은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당분간 심리 회복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과매도 진입과 과대 낙폭에 따른 단기적 반등은 있겠지만 실물 경기가 침체로 가는 한 의미 있는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nanverni@fnnews.com 오미영 이세경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