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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투매→공포..현금보유가 최고전략”

이창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6 21:16

수정 2014.11.05 11:05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은 경기침체 후폭풍이 국내 주식시장을 덥쳤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126.50포인트(9.44%) 내린 1213.78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폭은 사상 최대이고 하락률은 9·11테러 직후인 2001년 9월 12일의 12.02%와 2000년 4월 17일의 11.63%에 이은 세 번째다.

증시가 폭락하며 시가총액도 하루 동안 69조4821억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의 이중고가 국내 주식시장을 괴롭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센터장들은 가격조정이 마무리돼도 상당기간 추세적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전망했다.


■“IMF 때와는 다르다”

신용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글로벌 각국의 전방위적인 구제금융 조치 공조로 신뢰감을 찾았지만 실물 경제 악화에 따른 경계감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서명석 센터장은 “실물경기가 침체로 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의미 있는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각종 악재로 국내 주식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지만 과거 외환위기 때와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김학주 센터장은 “금융마비 증세로 환율이 급상승하고 이로 인해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을 일단 팔 수밖에 없어 공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은행들이 기업들에 돈을 빌려 주지 못하는 이유가 펀더멘털 때문이 아니라 일시적인 금융문제로 인한 도산 가능성이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대책을 내놓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의 주가하락은 만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증권 서용원 센터장은 “글로벌 금융불안 및 세계경제 침체 우려에다 한국경제에 대한 외신의 부정적 보도까지 가세하면서 주식시장 낙폭이 커지는 양상”이라며 “그러나 한국경제가 외환위기 당시에 비해 견조한 펀더멘털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뇌동매매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지표 안정이 중요

증시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해소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국의 주택경기 지표 등 실물 경제지표의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대우증권 홍성국 센터장은 “지수 반등을 위해서는 미국 부동산 경기 바닥 확인이 전제돼야 한다”며 “실업률 등 거시경제 지표 안정 여부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서용원 센터장은 “글로벌 금융불안의 해소와 경기침체 완화 기대감이 재차 형성돼야 한다”며 “미국 금융시장의 신뢰 복원 조짐과 강력한 경기부양 정책 출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 때까지 하락 안정돼야 주식시장이 반등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삼성증권 김학주 센터장은 “만일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세계 경제대공황으로 갈 수 있다”며 “중국, 중동 등 아시아 국부펀드가 미국의 금융부실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들릴 경우 주가는 급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포 국면’ 방어적 투자로 극복

극도의 불안감으로 투매에 통참하는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일시적 반등 구간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등구간에 접어들면 단기적으로 현금보유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KB투자증권 조병문 센터장은 “급등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단기투자는 손실만 확대할 수 있어 철저하게 업종대표주 중심으로 장기투자에 나서야 한다”며 “항상 역발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고 현 시점은 가능하다면 현금이 가장 좋은 투자수단”이라고 말했다.


CMA, 채권, 방어주 등 안전자산과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강화되는 우량주를 매입하라는 조언도 이어졌다. 특히 유동성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산 건전성이 높고 부채 부실화가 적은 기업인 대차대조표가 견실한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센터장은 “실적이 견조하고 동시에 낙폭이 과대한 종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환율 하향 안정이 예상돼 환율하락과 유가하락의 동시 수혜주인 내수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ch21@fnnews.com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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