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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부도 ‘도미노’ 오나

유영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7 18:58

수정 2014.11.05 11:02



위기 극복을 위한 글로벌 공조가 속도를 내고 있음에도 미국발 금융위기의 공포는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자칫 ‘국가 부도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 금융대국 아이슬란드, 금융위기에 ‘직격탄’

세계에서 가장 살기좋은나라 1위, 1인당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5위의 강소국 아이슬란드는 높은 금융산업 의존도로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 금융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높은 경제 성장을 거듭해온 아이슬란드는 오히려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함께 무너져 내렸다. 무리한 해외 차입으로 경제 구조의 대외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 화근이었다. 실제로 아이슬란드중앙은행에 따르면 아이슬란드의 GDP 대비 대외 부채 비율은 지난 2004년 134.6%에서 2007년에는 564.7%로 치솟았다.


■동유럽도 위태위태, 국가부도 ‘도미노’ 우려

견고한 성장세를 구가하던 동유럽 신흥시장(이머징마켓)에도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헝가리, 우크라이나, 파키스탄 등 주요국들이 금융위기로 휘청거리면서 ‘뱅크 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가 벌어지면서 외환보유고가 급감하는 등 국가부도 위험도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동유럽의 경제 모범생’ 헝가리가 이미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자금 수혈을 위해 IMF에 문을 두드렸다. 헝가리 포린트화 가치가 15일(현지시간) 하루만에 5%이상 급락하는 등 헝가리의 금융시장은 그야말로 패닉상태이다. 우크라니아도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상태이다. 우크라이나는 이달 들어서만 13억달러 이상의 예금 인출이 발생했고 신용디폴트스와프(CDS)는 80%까지 치솟았다.

FT는 또 “폴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시아, 11년만에 외환위기

아시아 전체로 보면 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외환보유고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 당장의 급격한 위기는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우존스뉴스와이어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아시아 12개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는 총 4조351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시아 신흥국들의 경우 무역 위주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구조를 가지고 있고 경제의 펀더멘탈도 미약해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파키스탄의 경우 지난 9월 외환보유고가 81억3000만달러로 연초 대비 67%급감하며 최근 5년물 국채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스프레드가 30.26%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전문가들은 파키스탄의 국가 부도위험도가 80%이상으로 치솟고 있다고 경고했다. 말레이시아도 외환보유고가 지난달에만 10.5% 감소하며 위태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위기 극복의 핵심은 공조

국가 파산의 위험이 어느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는 위기감이 심화되면서 국제 사회의 공조도 활발해 지고 있다. 벨기에로부터 긴금 자금 수혈을 약속받은 아이슬란드는 러시아의 지원도 기다리고 있다. 또 헝가리는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50억유로를 지원받기로 했으며, 우크라이나는 IMF로부터 100억∼1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을 계획이다.


특히 파키스탄은 세계 1위의 외환보유국인 중국으로주터 5억∼15억달러 규모의 차관을 도입할 예정이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시아의 경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은 대규모 기금 설립에 합의했다.
11년 전 혹독한 위기를 경험한 국가들이 대부분인만큼 이번에는 조기 진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nanverni@fnnews.com 오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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