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조성진기자】1000조분의 1초 만에 벌어지는 분자들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펨토과학’의 기초가 될 ‘초고출력 레이저 빛’ 공장이 국내에 들어선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오는 11월 3일 초고출력 레이저 빔을 갖춘 ‘극초단광양자빔 특수연구동’이 문을 연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포항방사광가속기, 차세대 핵융합연구장치(KSTAR)에 이어 세계적인 연구시설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초고출력 레이저 빔은 기초과학은 물론 첨단과학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GIST 선우중호 원장은 “이 특수연구동은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펨토과학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터전이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연구의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청신호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펨토과학은 1000조분의 1초(펨토 초=fs)의 ‘찰나’에 일어나는 원자와 분자의 물리·화학 현상을 관측하는 새로운 연구 분야다. 공간의 미시세계를 관측하려는 나노기술과 더불어 90년대 말부터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또 펨토 초 동안 벌어지는 물리, 화학, 생물학적 현상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아주 짧은 시간에 순간적으로 강력한 레이저 빛을 만들어내야 한다. 초고속 카메라가 단거리 육상경기에서 순위 판별을 위해 사용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따라서 다음달 완공되는 극초단광양자빔 연구동은 1000조와트(W)에 이르는 초강력 레이저를 이용한 실험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를 충분히 해결해 준다. 이 시설을 이용하면 식물의 광합성 과정이나 전자가 원자 주변을 도는 움직임 등을 동영상처럼 관찰할 수 있다.
또 치료에 효과적인 양성자나 기존의 X선보다 훨씬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는 ‘X선 레이저’ 역시 고출력 레이저 기술로 발생이 가능하다.
GIST 이종민 석좌연구 교수는 “우리나라 초고출력 레이저 연구 분야 기술은 세계 최고다.
특수연구동 준공을 계기로 펨토과학기술만큼은 최강국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GIST는 이번 준공식과 함께 아시아 11개국 150여명이 참가하는 대형 국제학술행사인 ‘제4회 아시아고강도레이저 심포지엄’도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 심포지엄엔 세계 고출력 레이저 위원회 의장인 제라드 무로 프랑스 광응용연구소 소장을 비롯해 미국 콜로라도 대학 로카 교수, 전 아시아고강도레이저 위원회 의장인 가토 교수 등 세계적인 석학들이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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