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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바닥다지기 조짐

오미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9 16:42

수정 2014.11.05 11:01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미국 금융시장에 바닥 다지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지가 18일(현지시간) 분석했다. 큰 손들은 다시 투자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미 경제가 내년 2·4분기에는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9월 경기선행지수와 기존주택 판매, 주간 실업률 등 굵직한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고 애플·아멕스·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주요 기업의 실적이 발표되는 이번주 뉴욕증시는 최근 경기지표 악화 발표 속에서도 시장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기대속에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9월 미 신축주택 착공규모가 6.3% 감소하며 지난 91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고용은 9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실물경제가 본격적인 침체로 접어드는 것과 대조적으로 실물경제에 선행하는 금융시장에서는 “지금이 기회”라는 인식이 서서히 자리잡는 모습이다.

이와관련,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17일자 뉴욕타임스(NYT)지 기고문에서 “지금이 저가매수 기회”라는 점을 강조했다. 버핏을 위시한 상당수 월스트리트의 ‘큰 손’들은 이제 저가매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지난 주말 막판 매도세로 하락마감했지만 일주일 전체로는 4.8% 올라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9월 중순 리먼브라더스 부도 이후 첫 상승마감했다. 주간 상승폭으로도 지난 2003년 3월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얼어붙었던 단기자금시장도 해빙 분위기가 감지된다.

WSJ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7일 오전 JP모건 체이스가 해외 은행에 100억∼150억달러를 3∼4.5% 금리로 빌려줬다고 전했다. 대출기간은 하루에서 1개월 이상으로 단기이다.

JP모건이 단기대출에 나선 뒤 곧바로 씨티그룹을 포함한 미 대형은행들도 유럽 금융기관 단기대출을 시작했다.

WSJ은 유럽 각국이 자국 은행의 은행간 대출을 지급보증해 위험이 줄었다는 판단이 작용한 데다 미 정부의 직접 자금지원으로 숨통이 트인 덕에 대출을 재개한 것으로 분석했다.

시중금리 지표금리인 런던은행간 금리(리보) 3개월물은 4.418%로 마감해 1주일 사이 1.5%포인트 급락했다.

이 때문에 선물시장 움직임이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고, 변동성을 나타내는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빅스 지수가 4% 오르는 등 향후 수주일간 더 높은 변동성을 시장이 점치고는 있지만 희망 섞인 관측은 여전하다.

크레디스위스(CS) 뉴욕의 채권시장 전략가 칼 란츠는 “해빙이 시작되고 있다는 증거들이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리보 금리는 이번주 상당 수준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실물경제도 조만간 침체를 벗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내비치고 있다.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 조 라보르냐는 현 침체가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일부 투자자들과 분석가들의 우려에 대해 “과장됐다”고 지적하고 내년 2·4분기 경기가 회복될 수 있다고 낙관하고 있다.

한편, 주가 바닥과 경기회복을 점치고 월스트리트의 큰 손들이 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개미’들은 주식시장을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트림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 조사를 인용해 지난 15일 현재 주식뮤추얼 펀드에서 빠져나간 개인 자금은 556억달러로 사상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지난해 10월 이후 40% 폭락한 와중에 주식시장에서 돈을 빼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 바닥이라며 저가 매수에 나서는 큰 손들과는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개미들은 큰 손들과 달리 시장에 묻어둘 여유가 없는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지난 30년대 대공황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저가매수 기회에서도 개미들은 사실상 배제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오하이오 웨슬리안대 재무학 교수인 바버라 맥리오드는 “대공황으로 한 세대 전체가 두려움으로 인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 그후 수십년간의 경제성장 과실에서 배척당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개미들은 잠재적인 투자기회 불균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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