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금융기관 잘못은 따져야/신현상기자

파이낸셜뉴스

19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

정부가 국내 은행이 내년 6월 말까지 들여오는 대외채무를 총 1000억달러 내에서 3년간 지급보증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금융경제안정대책을 내놨다. 이와 함께 정부는 한국은행을 통해 우선 300억달러 규모의 외화유동성을 은행권에 추가로 공급키로 했다.

이번 은행의 대외부채에 대한 정부 지급보증은 미국과 유럽 등이 이미 발표한 은행 간 채무보장 등에 발을 맞춘 국제적 정책공조인 동시에 금융위기 해소를 위한 정부의 ‘마지막 카드’인 셈이다.

가뭄에 말라버린 논바닥처럼 바닥을 보이는 외환시장에 돈줄을 풀기 위한 정부의 이번 조치로 은행권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동안 논의됐던 은행의 자본확충이나 예금보장 확대 등의 방안은 이번 조치에서 빠졌지만 정부는 “현재로서는 필요치 않은 상황이지만 필요 시 적기에 충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은행들의 바람(?)대로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조치로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은 위기상황에 직면하면 정부만 바라본다는 비판을 또 한번 받게 됐다.

사실 은행들은 그동안 수수료 수입 확대를 위해 외화 자산과 부채 간의 만기불일치를 유발했던 외환관련 영업행태를 자행해 왔다. 특히 넘쳐나는 원화 유동성을 기반으로 개인 부동산담보대출과 건설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몰두했던 규모 확장전략 등으로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을 자초했다.

문제는 이 같은 금융기관들의 ‘도덕적 해이’에도 불구하고 ‘일단 살리고 보자’는 긴박함 때문에 제재는 늘 뒷전이었다는 점이다.

물론 문제점을 사전에 예방하지 못한 정부의 금융감독시스템 탓도 있지만 위기를 초래한 은행 등 금융기관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지금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위기상황이라는 점에서 정부를 중심으로 한 모든 경제주체가 힘을 합쳐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할 시기다. 그러나 향후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위기상황을 초래한 금융기관에 대한 잘잘못은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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