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건설사 신용평가후 고강도 구조조정
정부가 21일 내놓은 ‘가계 주거부담 완화 및 건설부문 유동성 지원·구조조정 방안’은 규제를 풀어 수요를 진작하고 자금난에 처한 건설사를 지원하는 게 골자다. 여기에 건설사의 구조조정을 유도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시장 공급기반을 구축한다는 게 기본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대한주택보증 및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포함해 모두 9조원 안팎의 자금을 직·간접적으로 투입키로 했다.
■규제 풀어 주택수요 진작
정부는 주택수요 진작을 위해 11월 중 관련 위원회를 열어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가 대거 풀 예정이다. 현재 수도권에만 적용되는 이들 규제가 풀리면 대출을 받기 쉬워지고 분양권 전매제한시기가 단축되는 한편 주택청약 관련 규제가 완화된다. 또 투기지역이 풀리면 투기지역 지정시점부터 체결된 대출 관련 약정(처분·축소조건부)도 해제돼 부담이 줄어든다. 현재의 지구 지정을 감안할 때 서울 강남을 비롯해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을 제외하곤 상당수 지역이 규제에서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투기지역 내 처분조건부 대출(아파트를 추가로 구입할 때 기존 주택을 1년 이내 처분하는 조건으로 받은 대출)의 상환기간과 이사 목적으로 신규 주택을 취득할 경우 기존 주택을 팔 때 양도세가 비과세되는 기한은 1년에서 2년으로 각각 늘어나 자금부담이 줄어든다. 이들 규제는 각각 10월과 11월 중 시행된다.
가계대출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출지원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금융기관을 지도 감독해 주택담보대출의 거치기간과 만기를 연장하고 대출금리의 기준금리가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도 낮추기로 했다. 변동금리부 대출은 고정금리부 대출로 쉽게 바꿀 수 있도록 중도상환수수료 인하를 유도하고 민간의 매입임대주택 자금을 현행 7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늘려 지원키로 했다.
■건설사 9조원 지원, 회생 유도
건설사에 대한 금융지원은 시장과 공공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민간펀드를 구성해 미분양주택을 매입할 수 있도록 펀드가 구입한 미분양주택에 대해서도 대한주택보증이 분양보증을 하도록 지원한다. 대한주택보증이나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통해 증권사가 건설사의 회사채를 매입, 유동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약 2조원대의 자금이 건설사에 간접 지원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대한주택보증의 여유자금 2조원과 한국토지공사 자금 3조원을 들여 각각 지방 미분양주택(공정률 50% 이상)과 주택건설사의 보유토지를 역경매 방식을 적용, 가격이 낮은 순으로 매입키로 했다. 다만 보유토지 매입은 자금의 용도를 부채상환용으로 제한하기 위해 토지대금은 전액 토지채권으로 발행 건설사가 채무를 지고 있는 채권은행에 직접 지급키로 했다. 또 시세차익이 생기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한 뒤 공공택지를 다른 건설사 등에 팔 수 있도록 하고 1개월 이상 연체된 공공택지(최대 2조원 규모)도 계약을 해지해 주기로 했다. 아울러 신용보증기금의 브리지론을 활용, 중소 건설사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보증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병행
정부는 이들 지원과 함께 건설사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추진키로 했다. 채권 금융기관은 대출이 있는 모든 건설사를 대상으로 신용위험평가를 거쳐 구조조정 또는 지원방안을 만들게 된다. 우선 신용평가를 바탕으로 건설사를 A∼D의 4개 등급으로 분류한 뒤 A·B등급을 받은 건설사는 평가 후 1개월 안에 대출의 만기연장, 이자감면, 신규자금 지원 등을 지원한다. 부실 징후는 있으나 회생 가능성이 있는 C급 건설사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시행되고 회생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된 D급 건설사는 파산 등을 통해 퇴출된다.
/[email protected] 이경호기자
■사진설명=21일 오후 과천 정부종합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건설부문 유동성 지원 및 구조조정방안 브리핑’에서 구본진(왼쪽에서 두번째) 재정경제부 정책조정국장이 건설부문 유동성 지원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백운찬 기획재정부 재산소비세정책관,구본진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도태호 국토해양부 주택정책관,김주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사진=김범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