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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김현태 고대안암병원 영상의학과 부팀장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1.10 18:05

수정 2008.11.10 18:05



“아날로그적 감성을 갖기 위해 그림만큼 좋은 게 없습니다.”

고려대안암병원 영상의학과 김현태 부팀장(50)은 대학에서 방사선과를 공부한 후 고려대병원 방사선과에서 1983년부터 근무했다. 매일 X-레이를 찍던 그였기 때문에 디지털 기기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원내에 포스터를 만드는 일 등을 익숙하게 해냈다.

하지만 그랬던 그가 지난 2002년 갑자기 붓을 잡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벽지 등을 통해 민화를 많이 접했기 때문에 한국화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했습니다.
하지만 시작할 만한 용기가 나지 않았지요.”

그는 고려대학교 사회교육원 동양화반에서 수강하며 한국화를 배웠다. 하지만 이 사실을 집에 알린 건 2년이 더 지난 후였다. 그는 취미로 한국화를 배웠다고 겸손해하지만 실력은 취미 수준을 뛰어넘었다. 배운지 2년 만에 대한민국회회 대상전에서 입선과 특선을 차지했다. 이외에도 서울미술전람회(입선), 충청미술전람회(특선), 인천미술전람회(입선), 신사임당미술대전 한국화(입선) 등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2006년과 2007년에는 개인전 ‘평강 김현태 전’도 열었다.

김 부팀장은 “누구나 관심이 있으면 시작해도 된다”며 주변사람을 한국화 배우기에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재능이 있어야 입상이 가능한 모양이다. 지난 9월 28일 한국, 중국, 북한 작가들을 초청해 중국 단둥에서 열린 전시회에 참가한 그는 도록에서 우연히 육촌 형을 발견했다고 한다. 알고보니 다른 직업이 있던 그 형도 서예를 시작한 것이다.

김 부팀장은 “직장인의 경우 누구나 육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라며 “운동이든 취미생활이든 육체나 정신을 충전시킬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물론 직장인들이 쉽게 시간을 내서 무언가를 배우거나 취미를 갖는 게 쉽지 않다”며 “하지만 용기를 내서 시작하면 더 큰 기쁨이 찾아올 것”이라고 권했다.

김 부팀장은 직장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1주일에 두 번 정도 퇴근 후 시간을 내서 인사동 화실에 가서 그림을 그린다. 그림 주제는 주로 우리나라 ‘산’이다. 북한산, 도봉산 등 자신이 평소 등산하는 산을 담는다. 이처럼 그림은 생활주변과 밀접해야 한다는 게 김 부팀장의 생각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드라마 ‘바람의 화원’이 인기를 끌면서 사람들이 한국화에 관심을 갖는다는 게 기분이 좋다.

김 부팀장은 “인사동에 가봐도 전시회는 오후 6시에 끝나버린다”며 “직장인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문화 환경을 마련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사진설명=고려대안암병원 영상의학과 김현태 부팀장이 자신의 책상에 걸어놓은 본인의 습작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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