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한국증시 ‘엑소더스(탈출)’가 심화되고 있다. 외국인은 올 들어서만 주식시장에서 45조800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 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순매도금액은 92년 증시 개방 이후 연도별로 최대치다.
문제는 이 같은 외국자본의 한국증시 이탈이 글로벌 금융위기 지속으로 잦아들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특히 오는 12월 미국과 유럽지역 연기금 결산을 앞두고 위험자산 비중축소 차원에서 한국주식 매도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45조8037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도금액(30조5608억원)을 이미 뛰어넘었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 10월에만 4조6035억원이 빠져나갔다.
이달 들어서도 외국인은 18일까지 2조98억원의 매도 규모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 도보은 시장분석팀장은 “국제 금융시장 불안과 헤지펀드 청산물량이 나오면서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12월 결산을 앞둔 외국계 연기금의 한국시장 비중 축소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주식시장에서 금융불안의 중심에 서 있는 미국과 유럽지역 투자자가 90%에 달해 외국인 매도가 지속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또 원·달러 등 환율시장이 불안정한 것도 외국인 매도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이투자증권 조익재 리서치센터장은 “원화가치 하락(환율 상승)으로 한국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 매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경기 전망이 적어도 2009년 1·4분기까지 부정적이란 분석과 함께 미국계 헤지펀드들이 환매에 대비해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부국증권 전용수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0월 국제적인 신용평가회사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낮춘 것과 헤지펀드들의 주식 매도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 매도로 장중 한때 1000선이 붕괴되는 등 급등락을 지속했다. 장중에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4.01% 급락한 994.57까지 내려갔다가 기관의 매도물량 축소로 하락폭이 줄었다.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19.34포인트(1.87%) 내린 1016.82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단 이틀을 제외하고 매도 행진을 하고 있다. 7일째 떨어진 코스피지수는 1000선도 위협받는 상황이다.
HMC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10월에는 급락세를 보여도 빠르게 반전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펀더멘털(기초체력) 자체에 의문이 일고 있다”면서 “1000선 지지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sdpark@fnnews.com 박승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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