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신용카드

“쓸 돈도 없는데”.. 세금은 카드로

김명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시중 돈 가뭄이 계속되면서 신용카드로 국세를 납부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당장 현금에 목마른 서민과 자영업자들이 비싼 이자로 대출을 받아 세금을 납부하는 것보다 1.5%의 납부수수료를 물더라도 카드 결제가 낫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10월 한 달 동안 신용카드로 국세를 납부한 사례가 2만2000여건, 납부 금액은 19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월에도 9000건가량이 접수되는 등 납부 실적은 당초 예상했던 한 달 4000건보다 2∼4배가량 크게 웃돌았다.

이에 대해 금융결제원의 한 관계자는 “납부수수료를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등 제약조건이 많은 데도 시행 첫 달에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 놀랐다”면서 “당장 현금이 없는 경우 다른 돈을 꾸는 대신에 카드 납부를 한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현금을 최대한 아끼려는 자영업자들이 카드 납부로 몰렸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시중 대출 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노력에도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시중에서 자금을 구하기는 점점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서민들의 편의를 위해 카드 국세 납부 상한 금액을 현행 200만원에서 그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은 국세가 200만원 이상일 경우 신고납부는 200만원까지 신용카드로 납부하고 나머지 금액은 현금으로 지불해야 하며 확정고지 받을 경우에는 신용카드 결제가 아예 불가능하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제도를 도입하기 전에 서민들이 납부하는 국세의 경우 200만원 이하가 대부분이라는 판단에 따라 상한선을 정했다”면서 “시행 초기부터 납부가 몰리는 등 신용카드 납부에 대한 요구가 많은 만큼 금액 상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행 석달째를 맞는 국세 신용카드 납부제는 1.5% 납부 수수료 결제 상한 금액 200만원 때문에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이혜훈 의원(한나라당)으로부터 질타를 받는 등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한편 카드사들은 국세 납부를 통해 거둬들이는 수수료(1.5%)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유로 그동안 홍보에 미온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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