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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확충 길 막힌 보험사 “RBC 제도 도입 늦춰달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1.02 13:05

수정 2009.01.01 22:11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에 비상이 걸렸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등과 새롭게 도입될 위험기준 자기자본(RBC) 제도에 대비해 지급여력비율을 끌어올려야 하지만 내·외부 환경이 만만치 않다.

특히 생보사들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주식시장이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이라 상장 추진이 어렵게 된 데다 올 영업환경 악화로 수익성은 더욱 나빠질 전망이다. 너도나도 후순위채 발행이나 증자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보험사들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보험업계는 현 경영사정을 이유로 RBC 제도의 도입 유예를 강력히 요청하고 나섰지만 감독당국은 예정대로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너도나도 자본확충…이달만 7000억원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초 재무건전성 기준인 지급여력비율이 150% 이하로 낮아진 생보사 9곳(교보·ING·AIG·알리안츠·동양·미래에셋·PCA·하나HSBC·KB) 손보사 6곳(제일화재, 롯데손보, 교보AXA, AIG손보, 현대하이카) 등 15곳에 자본확충 계획을 내도록 권고했다.

생보사들은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급속한 성장을 했던 변액보험이 주식시장 급락에 따라 직격탄을 맞는 등 금융위기로 인해 영업환경이 급속히 나빠졌다. 2008년 상반기(4∼9월) 당기순익은 6502억원으로 2007년 상반기 1조1311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23일 미래에셋 생명은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쳤다. 지난해 9월 기준 128.8%까지 떨어졌던 지급여력비율을 185%로 높였다.

뉴욕생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억달러 규모의 자본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SH&C생명도 곧 400억원을 확충한다.

앞서 ING생명은 후순위채 3500억원 규모를 발행했고 PCA생명은 1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300억원어치의 후순위채 발행으로 460억원을 조달했다. 하나HSBC생명은 400억원, KB생명은 260억원의 자본확충을 끝냈다.

손보사들 역시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생보사에 비해 좀 편한 입장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자산 79조원의 손보사가 자산 313조의 생보사보다 많은 이익을 냈다. 당기순익은 지난해 상반기 1조110억원을 기록했다.

AIG손보는 지난해 말까지 180억원 규모의 영업자금을 들여오며 앞서 롯데손보는 일본 아이오이손보사에 지분 9.9%를 매각, 32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경영환경 갈수록 어려워…RBC 도입 유예 요청

교보생명은 지급여력비율이 144%로 떨어졌다가 12월 현재 가마감 결과 150%를 넘어섰다. 금융위기 여파로 연간 3000억∼4000억원에 이르던 이익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린손보는 주식투자 손실이 워낙 커 증자가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솔로몬 저축은행에 지분 9%를 매각, 100억원가량 자본을 확충했으나 현재 추가 증자가 필요한 상황으로 전해지고 있다.


보험사들은 현재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면서 RBC 제도 도입 유예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감독당국은 이미 연기된 바 있는 RBC 제도 도입 유예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생보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보험사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toadk@fnnews.com 김주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