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마산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강철환씨(49·사진)가 친부모를 찾기 시작한 것은 나이 마흔을 훌쩍 넘긴 지난 2000년 이후의 일이다. 지난 1983년 군대를 제대할 무렵 자신이 ‘업어다 키운 자식(양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곧바로 친부모를 찾아나설 수는 없었다. 자신을 키워주신 양부모에 대한 알 수 없는 죄책감 때문이었다.
“양어머니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지병으로 이미 세상을 떠나셨고 지난 2000년 7월 양아버지마저 돌아가셨습니다. 양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게 되니까 그제서야 뿌리에 대한 궁금증이 일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나 스물 네 살 때까지 자신의 출생 비밀을 전혀 몰랐던 강씨에게 친부모를 찾는 일은 모래밭에서 바늘을 찾는 격이었다.
강씨가 지금까지 이곳저곳에서 사연을 수집한 결과에 따르면 강씨의 양부모는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처지였다고 한다. 호적에는 1960년 4월 28일 태어난 것으로 기록돼 있지만 출생신고가 3년6개월 뒤인 1963년 10월로 돼 있는 것을 보면 그 사이 입양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강씨는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친부모에 관한 정보가 전혀 없는 강씨에게 부모 찾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인터넷을 뒤져 가족찾기 사이트에 등록한다거나 자신의 블로그에 친부모를 찾는다는 사연을 올려놓는 게 전부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통의 e메일이 강씨에게 날아들었다. ‘지난 6년여간 무려 670여명의 이산가족을 상봉시켰다’는 사연과 함께 경기 남양주경찰서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찾기의 달인’ 이건수 경사에게 도움을 청해보라는 제보였다.
강씨는 e메일을 받자마자 이 경사에게 편지를 띄웠다. 이 경사는 곧바로 연락을 해 왔고 강씨의 사연을 KBS 1TV ‘그 사람이 보고싶다’ 이산가족 찾기 코너에 소개했다.
TV를 통해 강씨의 사연이 방송되긴 했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었던 건 아니다. 워낙 정보가 미약했기 때문에 큰 기대를 걸었던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 찾기를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여기저기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내 뿌리에 대한 근본적인 궁금증과 그리움 때문입니다. 저는 어딘가에 분명히 저의 친부모님 중 한 분이 살아계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강씨는 우스갯소리 하나를 들려줬다. “얼마 전 점집에서 점을 봤는데 내가 지금 세 군데 제사를 모셔야 한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돌아가신 부모가 세 분, 그러니까 양부모 두 분과 친부모 중 한 분이 돌아가시고 한 분은 살아계신다는 얘기 아니겠어요”라며 강씨는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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