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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돌 IT 2009] (2) IPTV 對 디지털케이블TV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1.05 18:25

수정 2009.01.05 18:25



통신업계의 인터넷TV(IPTV)와 케이블TV업계는 올해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다. 통신업계가 막강한 자금력과 유통망을 바탕으로 밀고 들어오자 먼저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케이블TV는 방어책을 세우느라 초비상 상태다. 승부를 벌일 판은 이미 지난 1일 모두 깔렸다. KT에 이어 이날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이 ‘실시간 IPTV’를 개국해 국내 유선통신 ‘빅3’가 모두 IPTV 사업을 본격화한 것. 동시에 수년 동안 케이블TV업계의 발목을 잡아 왔던 시장점유율 규제도 풀렸다. 케이블TV업계도 ‘몸집’을 키워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양측 모두 상황이 녹록지 않다. 통신업계는 불경기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있는 데도 콘텐츠 조달 등으로 투자비는 계속 쏟아부어야 하는 입장이다. 케이블TV 업계도 오는 2012년 말 아날로그방송이 종료되기 때문에 그 전에 디지털방송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케이블TV vs. IPTV ‘피할 수 없는 경쟁’

유료방송시장은 그동안 케이블TV가 독점적으로 사업권역을 나눠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1조7000억원 정도다. 아직은 미미한 편. 그런데 이 시장에 IPTV라는 새로운 ‘플레이어’가 들어온 것이다.

하지만 ‘IPTV’와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 면에서 보면 경쟁 출발선은 사실상 거의 같다. 현재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 수는 200만명 정도다. 전체 유료 케이블TV방송 가입자 1500만명에 비하면 13%에 못 미친다. 통신 3사의 IPTV(VOD방식 포함) 가입자도 200만명 수준이다. 올해 가입자 목표치도 양측이 비슷하다. IPTV 3사는 330만명, 디지털케이블TV도 300만명 정도로 잡고 있다.

그렇다면 경쟁환경은 어떨까. 일단 새 플레이어에 유리하다. 우선 IPTV를 방송·통신융합서비스의 첫 성공케이스로 만들겠다는 정부로부터 확실한 지원을 받고 있다. 이동통신을 갖고 있는 KT, SK, LG의 그룹 파워도 든든한 지원군이다. 여기에 요금도 8000∼9000원대(3년 약정·기본형)에 디지털케이블TV와 비슷하게 내놓으면서 가격경쟁력도 갖고 있다.

하지만 케이블TV업계가 수십년째 손에 쥐고 있는 시장지배력도 만만치 않다. 현재의 IPTV에 비해 4∼5배가량 많은 실시간 채널에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와 묶은 결합상품 이용자가 70%에 달할 정도로 가입자 ‘록인(묶어두기)’도 해놓고 있다. IPTV가 초기시장 진입에 고전할 수 있다는 말이다. 김희윤 KT 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기능적 측면에서 IPTV가 앞서겠지만 서비스 요금 및 채널 등 경쟁력 면에서 디지털케이블TV가 우세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케이블TV의 견제에 당분간 IPTV 고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케이블TV업계, 몸집 키워 ‘수성’

케이블TV업계는 ‘몸집’을 키워 IPTV와 대적할 수밖에 없게 됐다. 권역제한도 풀려 1개의 케이블TV방송사업자가 전체 방송권역(전국 77개) 중 25개 권역까지 소유할 수 있다.

우선 그룹사가 있는 티브로드(태광그룹)와 CJ헬로비전(CJ그룹), 씨앤앰 등 대형 사업자들이 인수합병(M&A)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CMB, HCN, 큐릭스 등 중견업체들은 물론 지역 군소 SO들도 합종연횡 등 시장변수의 키를 쥐고 있다. 경기상황이 좋지 않은 게 악재다. 합병을 위해선 만만치 않은 자금을 동원해야 하는데 경기상황이 악화돼 자금이 마르면서 M&A환경도 얼어붙은 것. 이덕선 큐릭스 사장은 “IPTV와의 경쟁환경에서 채산성이 떨어지게 됐으니 사는 쪽에서 경쟁력을 얻기 힘들고 파는 쪽도 좋은 조건이 아닐 테고 양측 모두 상황은 좋지 않다”며 “그러나 살아남기 위해선 어떻게든 시장의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KT·SK·LG IPTV 3사, ‘출혈경쟁’ 가능성도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은 지난 2일 시무식에서 “컨버전스 전장에서 SK브로드밴드와 SK텔레콤의 자원을 구분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특히 초고속인터넷은 기존 가입자를 기반으로 시장 주도권을 놓지 않을 것”이라며 올 한 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예고했다.

이처럼 IPTV 3사의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IPTV 가입자 유치를 전면에 내세우진 않겠지만 초고속인터넷 시장과의 결합시장을 놓고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IPTV와 인터넷전화 등 핵심 키가 될 방통융합 서비스의 기반이다.
현재 KT가 초고속인터넷 677만명, SK브로드밴드가 351만명, LG데이콤의 자회사인 LG파워콤이 213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IPTV 3사는 어느 정도 채널 콘텐츠가 확보되면 내용이 비슷해지는 만큼 유·무선 결합상품에 장기약정으로 묶어두는 전략으로 가입자를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가입자를 뺏고 뺏는 출혈경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skjung@fnnews.com 정상균기자